◎친인척 전면부상 전문화시대 역행 지적도대우와 롯데그룹의 지난 1일 인사를 끝으로 올해 주요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됐다. 10년이래 최악이라는 어려운 경영여건속에서 단행된 올해 사장단 인사의 특징은 「사상 최대규모의 승진」 「전문경영인 회장단 등장」 「오너 친인척의 전면부상」 등이다. 이중 전문경영인 회장단의 등장은 문민경제시대를 맞아 바람직한 것으로 꼽히고 있으나 대규모 승진바람은 군살빼기로 불황타개에 앞장서야 할 기업들이 오히려 직급 인플레를 주도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또 오너의 친인척들이 경영대권을 물려받기 위해 전면에 부상한 사실도 국제화 개방화 전문화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책인사 예상깨
○…대부분의 그룹들이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일부 그룹들은 대규모 승진을 단행했다. 지난해말 일찌감치 인사를 마친 삼성은 지금까지 승진인사로는 가장 많은 2백54명을 승진시켰다. 이어 럭키금성그룹이 지난해 1백35명보다 훨씬 많은 1백61명의 승진인사를 했고 현대그룹도 지난해보다 40명이나 많은 2백28명을,대우그룹도 1백97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규모의 승진인사를 했다.
○창업공신 대거 중용
○…주요그룹들마다 「회장=오너」라는 등식을 깨고 창업공신들과 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들을 회장,고문,부회장으로 승진시켜 대거 회장단에 발령한 것도 올해 인사의 큰 특징. 정치바람에 휘말려 관심을 모았던 현대그룹은 이현태 지주현 김정국사장을 모두 회장에 앉혔고 대우그룹은 서형석 윤영석 이경훈사장을,선경그룹은 이순석 이승동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그룹은 40년 가까이 그룹의 간판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했던 최관식 삼성중공업 회장을 고문으로,삼성전자 강진구회장을 그룹회장 자문역할을 맡도록 했는데 이는 정치·경제적 여건이 크게 달라지면서 그룹의 중요한 대외업무를 이들에게 분담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2일 전경련 이사회에서 전경련 고문으로 영입된 강 고문은 앞으로 재계 회장단 모임에서 이건희회장을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성사가 이헌조사장을 부회장으로,쌍용그룹이 노철용사장을 그룹고문으로,삼성그룹이 삼성전기 황선두부사장을 사장으로,삼성전자 최훈전무를 삼성중공업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시킨 것은 김영삼 차기 대통령과 이들의 특수관계를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올 사장단 인사에서 경영전면에 부상한 오너 친인척들은 동양그룹 현재현회장의 동서인 담철곤부회장,서성환 태평양그룹 회장의 장남인 서영배 태평양종합산업 회장,고 최종건 선경그룹 창업회장의 장남이며 최종현회장의 조카인 최윤원 선경인더스트리 부회장 등이다.<정숭호·이종재기자>정숭호·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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