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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부정 뿌리,어디까진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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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부정 뿌리,어디까진가(사설)

입력
1993.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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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대리시험 사건은 수사가 진행될수록 부정의 규모나 파문이 더욱 확산,국민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경찰은 구속된 고교 교사 신훈식씨 일당을 추궁한 결과 후기대 3명에 이어 전기대 입시에서도 또다른 3명을 대리시험으로 부정입학시켰을 뿐 아니라 작년에도 같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더욱 놀라운 사실은 6명의 대리시험 사례비만 4억여원이 넘은 것과 함께,드러난 대리시험 청탁 및 대리응시자 학부모의 신분이 현직 검찰 고위간부이거나 구의회 의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라는 점이다.

이같은 사실은 조직적 대리시험 부정의 뿌리가 상상외로 깊고,이번 사건을 통해 노출된 도덕성 실추가 일부 교육자나 졸부 계층에만 국한된게 아니라 지도층 인사에게까지 널리 만연되어 있음을 알리는 것이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아울러 다른 출구도 없이 지원자의 20% 정도만 뽑게 되어 있는 현행 대입제도 등 교육계 전반의 근본적 개혁필요성이 더욱 절감되는 시점이다.

당장 시급한 것은 철저한 수사이다. 신씨 조직자체의 범행을 철저히 파헤치는 한편으로 범행을 도운 대학의 직원·알선브로커 등 공범들을 찾아내고 수배된 학생과 학부모도 조속 검거,전모를 캐내야 한다.

또한 이번과 같은 대리시험 수법의 확산이나 사회전반에 걸친 도덕성 실추정도로 미뤄 아직 적발되지는 않은 다른 대리시험 알선조직들이 암약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내다보인다. 신씨 일당뿐 아니라 숨겨진 다른 조직의 뿌리마저 철저히 뽑아내는게 수사의 1차 목표임을 수사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실제 수사에 있어서는 그 대상이 전국적으로 광범하기 때문에 시민의 적극적인 제보와 전국 대학의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다. 때마침 이번 사태로 전국 대학은 감사전담반까지 구성,전·후기 합격자 전원의 입학원서에 대한 보존 코팅작업과 학과별 확인작업 등 부정색출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이같은 대학 자체의 노력에다 당국의 철두철미한 수사가 보태어져,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부정과 도덕성 마비를 척결하는 본보기로 이번 사건을 다뤄주기를 당부한다.

곰곰 생각해보면 오늘날 우리 사회는 마치 총체적 부정증후군에 발목이 잡혀있는 것만 같다. 선거만 치르면 숱한 선거사범이 쏟아져 나오더니 그걸 본뜬 것인지 입시에서마저 이런 모습이 생겨났다. 민주사회란 개인의 창의를 존중하는 법과 자유경쟁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이다. 이런 사회에서 가장 엄격히 지켜져야할게 바로 선거나 입시와 같은 「게임」의 룰이다. 그게 무너지고 흔들리면 우리 사회는 설땅을 잃게 된다.

당국과 지도층은 이번 사건이 경고하는 위기감을 깊이 인식,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철저한 수사와 함께 지속적 개혁과 솔선수범이 너무나 아쉽고 소중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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