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은 더욱 폐쇄적이고 강경한 자세로 치닫고 있어 주목된다. 대남 및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병적인 경계는 작년 12월 중순부터 재미교포들의 입국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팀스피리트훈련 재개를 들어 남한 당국과의 모든 대화중단을 선언한데 이어 이번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중 일부 시설에 대한 사찰을 거부한 것 등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 폐쇄적이고 강경한 자세가 북한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자위적이고 자구적인 조치라해도 국제적인 도덕율에 비추어볼때 반평화적이며 갖가지 의구심만 증폭케 한다는 점을 북한의 정책 당국자들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북한은 지난주 한미 양국이 오는 3월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키로 한데서 태도경화의 꼬투리를 잡고 있다. 즉 그들은 훈련재개를 『북침을 위한 핵시험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한데 이어 1월29일엔 고위급회담 북측 대표단 성명을 통해 『한국이 계획적으로 대화를 파탄시키고 있다』며 일체의 대화중단을 선언했으며 손성필 주러시아 대사는 『훈련을 감행할 경우 IAEA의 사찰대상 시설을 폐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던 것이다.
그러나 팀스피리트훈련의 재개결정은 어디까지나 북한이 자초한 것이다. 한미 양국은 91년 12월 남북한간에 「비핵화 공동선언」이 채택되자 전쟁방지의 검증을 남북간의 핵상호사찰에 기대하고 훈련을 잠정 중단했었으나,지금까지 13차례에 걸친 핵통제 공동위의 절충에도 불구하고 상호사찰이 지연되자 전쟁재발을 억지하는 차원에서 훈련을 다시 갖기로 한 것이다.
사실 북한이 핵문제에 관한한 철저하게 「속이기」 「감추기」 「떼쓰기」로 일관해왔음은 잘 알려진 대로다. 남북한간 핵개발의 의구심을 일소하기 위한 상호사찰에 분명 합의했으면서도 신고한 시설만을 검사받는 IAEA의 형식적 사찰로 대체하려 했고,이번엔 IAEA의 사찰마저 외면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속임수와 감추기는 국제사회에 대해 의구심만을 증가시켜,이번 클린턴 미 새 정부가 김용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 일행의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이 올들어 폐쇄와 경화의 고삐를 당기는 속사정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우선 공산체제의 몰락과 한소한중 수교이후 지원과 교역의 격감에 따른 극심한 경제난,식량과 에너지부족 등으로 주민불만이 날로 팽배하고 있어 주민통제를 위한 김부자체제 유지가 시급하게 된 것이다. 또한 김영삼 차기 정부와 클린턴 미 정부의 대북 정책과 태도를 시간을 두고 관망 검토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때문에 팀스피리트훈편이 끝나는 3∼4월 이후에나 IAEA애게 미신고대상을 사찰케하는 미끼로 남한 및 미·일에 유화제스처를 쓸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튼 우리는 핵에 대한 북한의 2중·3중적인 곡예를 묵과해서는 안된다. 팀스피리트훈련 재개는 물론 남북 경제협력과 국제적 여론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핵상호사찰을 반드시 관철시켜 핵개발 의도를 막아야 할 것이다.
특히나 북한이 30여년간 원자력 공업시설을 건설해와 12개의 핵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한편 각종 생물·화학무기를 제조하고 있다는 지난주 러시아 해외정보처(구 KGB)의 평가보고서는 북한의 핵개발 저지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