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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영자 엑서더스」 바람/IBM·영 라모스사 회장등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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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영자 엑서더스」 바람/IBM·영 라모스사 회장등 퇴진

입력
1993.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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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불황” 감량경영 희생/정보혁명에 원로경륜 무력화도미국·영국 등에 세계 유수 대기업의 최고경영진들이 장기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쇄신의 여파로 최근 잇따라 퇴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IBM,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웨스팅하우스,영국의 라스모사,캐나다의 페트로 캐나다사 등이 전격적으로 최고 경영자를 교체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세계 자동차업계를 주름 잡아온 제너럴 모터스사의 최고 경영자가 물러나 경영권 교체바람이 시대적 조류임을 입증하고 있다.

가히 「경영진 엑서더스」라고 표현될 정도인 경영진 수난시대의 원인은 전세계 경제의 지속적 침체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들 거대기업들은 불황을 극복하는 첫번째 자구책으로 고액임금자인 최고 경영진을 해고,난국타개의 전기로 삼고 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일반적 분석보다는 첨단기술의 도입 등 경제외적인 시대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서방경제의 흐름이 변화되는 하나의 분수령으로까지 보는 것이다.

즉 19세기부터 형성된 이들 거대기업들은 그동안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독자적인 아성을 구축해왔으나 최근 밀려온 경제환경의 변화와 첨단기술 등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왔다는 분석이다.

우선 국내시장에서 수익을 보장받던 보호무역의 시대가 종식됨에 따라 국제경쟁력의 제고가 판매분야에서의 현실적 당면과제로 부각됐다. 또한 생산체제의 취약성도 덩치가 큰 이들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해온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수년간 경쟁력 우위를 보장해온 경제규모와 보유자금도 더이상 경영상의 장점이 되지 않는다. 생산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정보혁명이 확산되면서 과거 이들 기업이 독점해온 판매와 유통체계의 노하우가 여타 중소기업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거대기업의 방만한 조직은 정보교환을 어렵게 하고 경상경비를 증가시켜 비경제적 요소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경영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컴퓨터의 등장은 전문경영인의 노련한 경륜과 체험을 무력화시켰다.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 축적된 정보와 상황분석 능력은 대기업들의 전통적 계급구조를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

이같은 경영위기를 느낀 주주들은 회사회생 방안으로 감량경영을 생각해냈고 첫번째 조치가 경영진에 대한 퇴임압력이었다.

이같은 조짐은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25명의 사장들이 전격 사임했으며 사장의 권위와 능력이 난공불락의 자리로 인식돼온 미국에서도 제너럴 모터스사가 사장겸 회장인 로버트 스템플을 내보냄으로써 선례를 만들었다.

실제 주주들이 기업 군살빼기의 방안으로 사장단의 퇴임을 선택한 요인중 하나는 최근에 제도가 바뀌면서 주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영국은 주주들이 비전문경영인을 회장으로 앉혀 사장의 독단적인 경영에 제동을 걸어왔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주주들이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독자적인 채널을 갖지 못했다. 따라서 경영진에 광범한 재량권을 부여한 회사법으로 인해 주주들은 회사의 위기에도 수수방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주주들의 입지를 강화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고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경영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연방증권거래위원회는 최근 주주간에 보다 자유로운 정보교환을 허용했고 거대기업이 밀집해있는 델라웨어지역에서는 사법부 판례에 의해 주주총회의 경영 감시기능이 강화됐다.

이같은 주주들의 입지강화와 전문 경영권의 약화는 결과적으로 주주들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비전문 경영인에 의한 잠정 대형체제를 도입하는 등의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최고경영자 퇴임사태는 적자생존의 자본주의 생리를 새삼 일깨워주는 본보기로 보아야할 것 같다.<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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