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법원 검찰 변호사회 주변에선 지난달 30일 열린 서울지방 변호사회 정기총회 뒷얘기가 화제였다. 인권변호사인 김창국씨(52)가 임기 2년의 제83대 회장에 선출된데 대한 기대와 놀라움 때문이었다.우선 변호사회 주변에선 『보수색채가 강한 변호사회에도 이젠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수적으로 크게 불어난 신세대 변호사들의 표의 반란이다』 등으로 분석했다.
법원 검찰 관계자들의 시각도 별 차이가 없어 『전반적인 사회분위기의 한단면이 이니겠느냐』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 하면서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온 법조계가 「변화」의 계기로 인식하는 이번 선거결과의 동인은 무엇일까. 30일 힐튼호텔에서 열린 서울지방 변호사회 정기총회는 총회전부터 보혁대결로 특징지워졌던 이번 선거의 결과를 예상하기에 충분했다. 참석자 1천19명중 20∼30대 변호사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끼리끼리 모여 환담하는 가운데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소리도 들렸다.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택시에서 황급히 내려 호텔로 들어서는 젊은 변호사도 있었다.
소장 변호사들의 주류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결속력도 큰 작용을 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결국 개표결과 김 변호사는 상대후보를 57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개표결과가 공표되자 장내는 한동안 술렁이는 분위기였다.
30대라고 밝힌 한 변호사는 회의장을 나서며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김 변호사의 당선으로 변호사회도 이제야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듯 김 변호사도 당선 기자회견서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변호사에 대한 대국민 신뢰회복 방안도 제시했다. 특히 당직 변호사제 제도화 등은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어서 그 성과가 기대된다.
문민정부 출범과 비슷한 시점에서 불어온 재야 법조계의 상쾌한 변화의 바람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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