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단축… “모종 상황변화” 추측/일서 여권인사와 접촉설 나돌아국민당의 정주영대표가 1일 하오 17일간의 외유를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달 16일 잇단 실책과 소환수사,그리고 내부동요 등의 와중에서 황망히 여행길에 올랐던 정 대표가 휴식을 겸한 이번 외유에서 어떤 구상을 했는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국민당을 둘러싼 외적환경은 정 대표 출국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정 대표 기소여부 결정이 눈앞에 다가와있고 민주당과의 공조 또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정 대표가 17일간의 외유기간에 자신의 「정치행로」를 어느쪽으로 구상했느냐가 국민당의 진로에 더욱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정 대표는 당초 3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이틀 앞당겨 이날 하오 2시께 대한항공 741편으로 귀국했다.
정 대표는 공항에서 『너무 지루해서 빨리 귀국했다』고 말했으나 당주변에선 일정을 당긴 배경이 모종의 상황변화와 연관돼 있지 않느냐는 추측이 분분하다.
당직자들은 『정 대표가 의외의 행동을 자주 하므로 이번의 일정단축도 그런 차원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정 대표의 구상이 예상외로 빨리 끝난 모앙』이라고 나름대로 기대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정 대표의 일정단축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불과 3일전까지만해도 소속의원의 장례식에 불참하면서까지 일본에 머물렀기 때문. 따라서 그의 조기귀국은 지난 3일동안 상당한 상황변화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유발시키고 있다.
이와관련,국민당 주변에서는 정 대표가 일본체류중 여권인사와 접촉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정 대표 자신은 『누구도 만난 사실이 없다』며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정 대표는 그러나 지난달 27일 벳푸에서 양순직 최고위원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만날 사람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만날 사람」이 누구였는지에 또다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공항에서 「해외구상」의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상은 무슨 구상』이냐며 즉답을 피했으나 당관계자들은 정 대표가 조만간 당운영에 관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달 22일 동경에 도착했을 당시 미리 호출해놓은 변정일대변인에게서 국내 및 당내 상황을 보고받는 한편 각종 현안에 대해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가 관심을 표시한 현안에는 당내 결속방안을 비롯해 지도체제 개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당내 문제가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직자들은 정 대표가 외유기간에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 등 여권의 「압박」에도 불구,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혔으며 창당 1주년인 오는 8일이전에 종합적인 당운영 쇄신방안을 밝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국민당 당직자들은 정 대표의 「입」에 대해서는 출국전과 마찬가지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인상들이다.
이날 변 대변인 등 당직자들은 『정 대표의 뜻』이라며 공항서의 기자회견을 사전 봉쇄했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