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서도 마지막까지 작품준비30일 타계한 원로소설가 한무숙씨는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한 역사소설을 개척한 인물로 꼽힌다. 48년 국제신문 현상소설 공모에 당선된 「역사는 흐른다」를 비롯해 「만남」 등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묘사력과 심도있는 고증으로 우리 역사소설의 새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하였습니이다」 등 서울 사대부가의 어투는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부산여고 재학시절부터 병을 앓아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혼자집에서 잡독을 하며 문학수업을 했지만 영어,일어에 능통할 정도로 배움에 집념을 보였다.
일본 고전문학에 대한 조예도 상당히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 상업은행장인 부군 김진흥씨와 결혼한 뒤 층층시하로 있는 시댁식구를 모시면서 문학활동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슬하의 2남2녀를 모두 해외로 유학보내는 열성파 어머니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을유문화사에서 그의 전집이 발간됐고,미국 버클리대 출판부에서 장편소설 「만남」(영어명·The Encounter)이 영역되는 기쁨을 맛보았다. 「만남」은 다산 정약용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로 배교했다 다시 신앙을 되찾는 다산의 갈등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져 미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병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한국소설가협회장으로서 안양에서 열린 심포지엄을 주관할 정도로 마지막까지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다. 새로운 소설을 쓰기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병으로 누워있는 김동리선생 등을 위로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인터뷰차 만난 기자에게 『마지막까지 글을 쓰겠다』고 말했었다.
소설가 한말숙씨는 그의 막내여동생이다.<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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