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빛주고 사회에 등불되고/생전 약속… 해부학 실습 활용/안구 13세 남아등 2명에 이식망백의 나이를 넘겨 선종한 전 이화여대 교수 김동준씨(93·여)의 안구가 본인의 평소 희망대로 시각장애인 2명에게 이식되고 시신은 의과대생들의 해부실습용으로 기증됐다.
지난 28일 가톨릭의대 강당에서 엄수된 영결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후학들은 사후에도 스스로 사회에 보탬이 된 당신의 고결한 뜻에 절로 옷깃을 여몄다.
김씨는 지난 17일 상오 10시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1176 반포아파트 63동 201호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시신은 앞서 지난해 7월 가톨릭의대에 제출한 기증승낙서에 따라 대학으로 옮겨졌다. 안구는 즉시 안은행에 보관됐다가 지난 19일 13세 남아 등 2명에게 이식돼 빛을 안겨주었다.
이웃사랑을 앞장서 실천하던 김씨가 자신의 몸을 사후 기증키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초였다.
딸 송예경씨(52·기독교음악통신대 강사)는 『어머니는 한평생 봉사하는 자세로 사셨지만 「마지막 갈 때도 이 사회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며 시신기증 의사를 밝히셨다』고 말했다.
1899년 평북 의주에서 태어난 김씨는 이화학당을 졸업한뒤 이화여고보 교사,상공부장관 행정비서관 등을 거쳐 51년부터 67년까지 이화여대 영문과 교수로 봉직해왔다.
김씨는 정년퇴직후에도 이 대학에 10년간 강사로 출강할 만큼 모교를 사랑했다.
10여년전부터 고혈압이 악화돼 사회활동을 중단하고 딸과 함께 살아왔다.
송씨는 『어미는 홀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자신의 허벅지살을 도려낸 고조부님의 지극한 효심을 자주 말씀해 오셨다』며 김씨를 부덕과 효행을 늘 강조하던 「한국 어머니」의 전형이셨다고 회고했다.
병원 관계자에 의하면 김씨의 시신은 의대생들의 해부학 실습에 일정기간 활용된뒤 유가족의 뜻에 따라 매장되거나 화장된다.<남경욱기자>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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