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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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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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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 구성은 5인을 넘으면 안된다. 20인 이상이면 위원회의 운영 자체가 곤란해진다. 예산심의 때 소요되는 시간은 예산액수에 반비례한다. 예산액수가 많을수록 심의시간은 짧게 걸린다는 뜻이다. 한번 만들어진 행정기구는 국민들이 필요로하는 업무의 경중과는 상관없이 상급자들의 출세만을 위해 계속 확장하게 되는 속성이 있다. ◆행정조직과 운영에서 말하는 소위 「파킨슨법칙」의 핵심내용들이다. 영국의 역사학자이고 경영연구가인 S 파킨슨은 사회현상을 풍자적으로 분석해 사회생태학이란 별난 학문분야를 개척한 사람이다. 공무원은 국민의 편익이야 어찌됐든 공무원서로를 위해 일을 만들어 낸다. 이처럼 파킨슨의 신랄한 풍자적 경구와 해석은 하나 둘이 아니다. ◆행정기구와 조직의 속성들에 관한 파킨슨의 칼날같은 지적들을 새삼 기억해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작은 정부,그러나 강력한 정부를 지향하겠다」고 공언한 김영삼 차기 대통령의 통치구상 형성과정을 지켜보면서 과연 「그게 실현될 것인가」 의문이다. 개혁의 기치를 앞세운 탓도 있겠지만 개혁공약 실천을 위해 분야별 위원회와 기획단을 마구 만들겠다니 더욱 그렇다. 「위원회 사태」가 날 것도 같고 「위원회 통치」란 말까지 생길지 모르겠다. ◆민자당안만 해도 6개 위원회와 2개 기획단을 만드는 것으로 돼있다. 해당분야 전문가의 두뇌을 빌리자면 위원회를 만들고 기획단도 설치해서 꼭 필요한 「브레인집단」의 도움을 받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위원회나 기획단이 소기의 목적대로 정책아이디어를 제공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 ◆잘못하면 기존의 행정조직이 하는 일을 방해하기도 하고 호가호위하는 역기능도 있을 수 있다. 대통령에게 혼란을 줘 신념을 흐리게 하면 더욱 큰일이다.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언제나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도,모든 좋은 일을 다할 수도 없는 것이다. 시대에 맞는 핵심적인 몇가지 일만이라도 성공적으로 개혁한다면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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