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심심찮게 떠오르는 화제중에 변호사 망국론이 있다. 얼마전 변호사가 범람하는 미국사회의 폐단을 상징적으로 설명하는 실화 한토막을 미국사람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네브래스카주에 조그만 마을이 있다. 변호사가 한 사람뿐이었을때 이 마을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이 변호사가 이웃끼리의 분쟁을 화해로 해결하도록 중재자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마을에 변호사가 또 한사람 나타나면서 평화는 깨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웃과 다투기만 하면 재판을 걸었고,합심하기보다 분열만 거듭했다.
미국에는 70만명 이상의 변호사가 있다. 변호사는 가장 영향력있고 부유한 상류계층을 이루고 있다. 클린턴을 비롯한 미국의 역대 대통령을 보면 태반이 변호사출신이고 연방의회도 변호사가 다수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 고소득계층을 먹여살리는데 사회적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또 많은 변호사가 경쟁을 벌이다보니 사회를 통합하기보다는 분열시키고 온갖 편법을 동원하는 「법률기술」이 판을 치면서 직업윤리문제가 변호사망국론을 낳게한다.
요즘 클린턴이 너무 많은 변호사를 정부요직에 임명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평론가인 조지 윌은 「18명의 정부요직중 13명이 변호사로 클린턴 정부는 마치 변호사협회같다」고 꼬집었다. 이렇게 새 미국 정부가 변호사판이 된데는 클린턴의 부인 힐러리 변호사의 막강한 영향력을 배제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더욱이 클린턴 부부가 중용한 변호사들중 론 브라운 상무장관,미키 캔터 무역대표 등은 위성턴의 소문난 로비스트라서 신선한 새 정부 이미지를 탈색시키고 있다. 특히 클린턴이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가 상원인준과정에서 철회한 「조 베어드」의 사례는 클린턴의 「규칙에 따라 사는 시민들의 정부」공약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변호사 때문에 빚어진 클린턴 정부의 구설수를 보면서 직업윤리를 상실한 파워그룹의 폐해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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