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마다 “생생”/가장으로서의 고뇌등 진솔히 담아/격무속에 꽃핀 미담등 뭉클한 감동서울 남대문경찰서(서장 윤웅섭총경)가 경찰생활의 애환을 담은 직원수필집 「3분거리,그러나 마음은 하나」를 펴냈다. 남대문서 6백여 전직원이 참여해 26일 펴낸 3백6쪽분량의 이 수필집에는 1백27편의 경찰관 수기와 봉래국교 등 관내 국민학교 학생들의 보내온 시와 편지,직원가족들의 수기가 실려있다.
며칠째 잠복근무를 해야하는 고달픔,사건해결때 느끼는 보람과 기쁨,그리고 법집행자로서 겪어야 하는 고민과 안타까움 등 경찰관으로서 부딪칠 수밖에 없는 뒷얘기들이 생생하다.
살인사건 현장주변 쓰레기통에 버려진 신문지조각의 전화번호 메모를 추적,우여곡절끝에 사건을 해결한 수사체험기 「신문지에 적힌 전화번호」와 피곤한 삶을 분신자살로 마감했는데도 유족이 나타나지 않아 상주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던 「어느 양공주의 상주가 된 사연」 등에 담긴 수사경찰의 고뇌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밖에 교통순경으로 근무할 당시 늘 길을 건네주던 않은뱅이 거지의 지극한 효행을 보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 「않은뱅이 효자거지」,집안을 돌보지 못하는 가장의 괴로움과 회한을 토로한 「남편을 장기판 졸로 아나」,남편이 말단순경인 아내가 성실한 남편의 삶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참된행복은」 등에도 제복속에 감추어진 경찰관의 인간적인 모습들이 잘 드러나있다.
삽화까지 곁들여진 이 수필집은 (주)한국종합물산측이 작품성과 상품성을 인정해 판권계약을 먼저 요청했을 정도이다.
남대문서가 수필집 발간을 계획한 것은 지난해 9월초.
87년 경기 여주경찰서장 당시 「여강의 메아리」라는 직원수필집을 펴내 큰 호응을 얻었던 윤웅섭서장이 직원 누구나 한두가지쯤 갖고 있을 숨겨진 선행을 나누어 갖고 「대민봉사의 자세를 다지자」는 취지에서 수필집 발간을 제안했다.
9월 중순부터 한달여 동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수기를 공모하자 3백여편이 모였다.
최석환 방범반장 등 직원 4명과 관내 이화여고 환일고 국어선생님 2명으로 편집 위원회를 구성,격무중에 짬을 내 10여차례의 편집회의를 통해 수필집에 실을 1백27편을 엄선했다.
책 이름은 C3제도의 출동시간 3분이 시민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시간이라는 의미로 편집회의에서 결정했다.
『이 책을 통해 시민들이 경찰의 고충을 이해하고 경찰관들도 선행봉사의 산 교과서로 활용해주길 바란다』는 윤 서장은 『시내 일선파출소와 동사무소 등에 책을 배포,반응이 좋으면 일반서점에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서사봉기자>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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