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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귀국동포 「망향한마당」/구수한 민요가락·동화에 끝내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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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귀국동포 「망향한마당」/구수한 민요가락·동화에 끝내 울음

입력
199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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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광림복지재단 「사랑의 집」정겨운 이야기보따리가 영하 12도의 혹한속에 망향과 외로움에 지친 사할린 영주귀국동포들의 마음을 녹였다.

28일 하오 1시 강원 춘천군 서면 안보리 산8 광림사회복지재단 「사랑의 집」.

70평 가량의 이 건물 3층 「시므온 방」에선 70∼80대 노인 1백여명,40∼50대 중년 20여명,어린이 10여명 등 1백50명이 한데 어우러져 신명나는 한마당 잔치를 벌였다.

이날 행사는 「전국 동화구연 아버지회」가 한국아동문학연구소(소장 엄기원·56)의 도움을 얻어 마련한 것. 설날에 고향에도 못간 무의탁 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향수를 달래주자는 취지였다.

동화구연아버지회 소속회원들은 부모같은 노인들에게 「버리기 싫은 지게」 「혹부리 영감」 등 구수한 옛이야기를 들려드렸고 사이사이에 등장한 어린이들은 「갑돌이와 갑순이」 등 재롱을 선보였다.

50년전 징용에 끌려갔던 사할린 영주귀국동포들은 2시간 동안 동화와 민요,어린이들의 재롱을 듣고보면서 고향을 되찾은 표정이었다.

경북 선산이 고햐인 사할린 독신동포 박광수할아버지(70)는 처음부터 민요가락에 맞춰 사회자와 춤을 추다 「고향의봄」을 모두가 합창하자 울음을 떠뜨렸다.

8명의 동화구연아버지회원과 유치원생 조윤경양(6)의 동화잔치가 끝나고 망향의 노래 「한많은 세월아」가 울려퍼질때 이야기잔치는 절정에 이르렀다.

하정출할아버지(78)는 『잊고 살아온 고향노래를 들으니 어릴적 고향생각이 절로 난다』며 『고국에 와 이런 기분을 느끼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동화구연아버지회 편사범회장(41)은 『노인들이 이처럼 즐거워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91년 5월 문을 연 「사랑의 집」은 무료 양로원으로 현재 사할린 영주귀국 독신동포 71명 등 1백51명이 살고 있다.<춘천=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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