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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5개국/무기수출 경쟁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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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5개국/무기수출 경쟁붙었다

입력
199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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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불황”… 동남아·중동 무차별/겉으로만 “군축” 이중행위 모순미국은 27일 터키에 1백60대의 F16 전투기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를 방문중인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도 이날 인도에 5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키로 한 협정을 체결했다.

91년말 소련의 붕괴에 따른 미·소간의 냉전종식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는 지역분쟁이 잇달고 강대국의 무기판매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특히 무기판매경쟁은 세계평화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은 유엔안보리 5개국 상임이사국들에 의해 주도돼 실질적으로 지역분쟁을 부추기는 모순된 양상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개최돼온 「무기수출 제한을 위한 군비 통제회담」은 이미 유명무실해진지가 오래이다.

무기판매는 강대국의 가장 확실한 「돈줄」로 부상했으며 강대국의 자국 이기주의에 의한 무기판매경쟁이 이라크,유고,소말리아사태를 야기시켰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현재 무기판매량이 가장 많은 강대국은 역시 미국. 지난 88년 소련을 제치고 제1무기수출국으로 부상한 미국은 걸프전과 소련붕괴를 계기로 제3국에 대한 무기수출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터키에 대한 미국의 전투기판매도 사실 제1차 걸프전의 유산이다. 터키는 걸프전 당시 미국에 공군기지를 제공,이라크를 응징케했던 대가로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쿠웨이트 3개 걸프주변국으로부터 30억달러의 방위기금을 받아 전투기대금의 일부를 충당할 계획이다.

국제무기수출시장에 대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의하면 미국은 이미 지난 91년 사우디에 56억달러,한국에 29억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해 러시아의 두배를 넘어섰다.

또한 80년대에는 중동이 세계의 주요무기 수입지역이었지만 90년대들어 아시아가 중동을 앞지르고 있다.

미국은 특히 지난해 9월 대만에 60억달러 규모의 F16 전투기 1백50대를 판매키로 결정,중국과 외교마찰을 빚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F15 전투기 75대를 구입하기로 결정하는 등 총 78억달러어치를,한국은 사우디에 이어 지난해 31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수입했다.

옐친 러시아 대통령도 27일 인도와 러시아 무기판매 협정을 체결한뒤 전투기로 개조할 수 있는 훈련용 군용제트기 88대를 인도에 판매하려고 교섭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미 이란에 키로급 잠수함 3척,중국에 수호이27 전투기 12대,말레이시아에 미그29 전투기 판매를 결정하거나 교섭중이다.

프랑스와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판로만 있으면 어디라도 넘겨주겠다는 태도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대만에 미라주 2000­3 신예전투기 60대를 판매키로 결정했다.

미국과 프랑스의 대대만 무기판매로 중국이 안보리의 무기통제 회담에 불참하고 광동성주재 프랑스 총영사관을 폐쇄하는 등 외교문제가 발생했지만 이 때문에 무기판매 결정이 취소되지는 않았다.

중국도 최근 2∼3년간 북한과 함께 미사일 개발 및 발사기술을 중동에 팔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중국은 이란,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에 스커드와 CSS2 등 10종류의 미사일을 판매했다.

냉전동안에는 무기판매도 이념의 벽을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이제 강대국의 첨단무기는 돈이면 어느 곳이든 팔려나가는 무차별 공급이 특징이다.

미국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병주고 약준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과거의 적성국이든 분쟁지역이든 가리지 않고 무기를 판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국경제의 어려움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빚어가며 대만에 F16기를 판매한 것은 미국굴지의 기업인 제너럴 다이내믹스사가 6천여명의 종업원을 해고하는 등 불황을 벗어나지 못한 미 군수산업을 살려보려는 고육지책이었음은 주지의 사실.

프랑스도 고사직전에 빠진 미라주전투기 생산회사 닷소사를 구하기 위해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선택했다.

불황에 빠진 각국의 경제회복에 일조하기 위해서라도 강대국의 무기판매경쟁이 당분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은 냉전 전후에 막대한 무기판매 수익을 올렸지만 현재 최대의 골칫거리인 이라크를 무장시킨 장본인은 바로 미국인이었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병력을 파견한 소말리아사태도 사실은 미국과 구 소련이 소말리아 독재정권과 반군에 각각 무기를 공급했던 일의 후유증이다.

게다가 앞으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에 진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일본·독일 등도 무기판매와 확보에서는 기존 상임이사국에 뒤지지 않는다. 일본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계속 확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세계 첨단무기의 중요부품을 대부분 공급하고 있다. 독일도 자국 기업을 보내 중동지역에 무기제조공장 설비를 수출해왔으며,최근에는 아시아쪽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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