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계,이 대표 지지 행보활발/타경쟁자들도 모임준비 부산○…김대중 전 대표를 축으로 하여 일사불란한 결집력을 과시했던 민주당내 신민계(동교동계)가 김 전 대표의 출국으로 3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당내 각축이 본격화되면서 상당한 분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의 본격적인 계기는 권노갑 한광옥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동교동 직계사단」이 김 전 대표의 출국 이틀만인 28일 「김 전 대표의 뜻을 받들어」 독자적인 계보모임을 발족시킨데서 비롯되고 있다.
권 의원과 함께 동교동 직계그룹이었던 조승형 전 의원 한화갑·김옥두·최재승·남궁진의원 등이 한국정책개발연구회(약칭 한정회)를 결성한 것이다. 한정회는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권 의원의 입을 통해 「전당대회에서의 이기택대표 지지」를 분명히 했다.
그동안 민주당의 본산이었던 신민계는 당권경쟁을 계기로 이기택대표의 지지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하부조직에서는 다양한 행보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동교동 직계사단이 중심이던 한정회외에도 호남의 단결주장에 동조해 김상현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그룹,그리고 소수이긴 하지만 역시 신민계 출신 대표후보인 정대철 최고위원을 돕는 그룹들도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들어 박상천의원이 주축이 돼 김원길 박태영 나병선 장준익 임복진의원 등과 함께 「민주개혁연구회」를 만들어 당의 지나친 진보화 경향에 제동을 거는 등 소집단 결성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신민계의 분화현상속에 이 대표의 민주계와 박영숙 이부영 최고위원이 중심이 된 재야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개혁 정치모임 등이 상호 제휴와 합종연횡을 계속하는 계보정치의 모습을 보다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족된 한정회는 「동교동 식구」들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다음달 5일부터 목포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정계 일선에 나설 김 전 대표의 장남 홍일씨도 포함되어 있다.
한정회 고문에는 박일의원과 이용희 조승형 전 의원,이사장은 허경만 국회 부의장,회장은 이우정의원,5명의 부회장은 김말룡 홍사덕 김태식 손세일 안동선의원 등이 맡고 있다.
또 50명 정도가 될 이사에는 한광옥 사무총장과 박지원대변인,권노갑 한화갑 문희상 김옥두 최재승 남궁진의원과 홍일씨 등이 내정돼 있다. 권 의원은 『현재 현역의원 30여명과 원외지구당 위원장 40여명이 이사 및 회원으로 가입돼있으며 앞으로 1백여명의 지구당 위원장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 모임이 당내 최대 계보가 될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권 의원은 한정회의 성격과 관련,『김대중 전 대표의 뜻을 받들어 보수온건 노선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히고 『김 전 대표가 출국전에 「나와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지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보다 단결하는 것이 보기좋다」고 말했던 의미를 구체화시킨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권 의원 애기로라면 한정회는 김 전 대표의 의중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나 이는 조심스럽게 검증되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권 의원은 『한정회는 김 전 대표의 뜻에 따라 대표경선에서 이 대표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러나 이는 이 대표가 말하는 「신주류연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부연설명을 잊지 않았다.
김 전 대표와 이 대표간의 약속과 신의에 따라 이 대표의 경선을 도와주는 것일 뿐 민주계와는 엄연히 별개의 「계보」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한정회는 최고위원 경선에서 권 의원과 한광옥총장 등 2명이 출사표를 던져놓고 있고 이 대표 진영에서도 이들과의 제휴를 이미 결정해놓은 상태이다.
○…한정회가 발족하면서 이 대표 지지를 공개선언하고 나오자 이 대표 지시에 소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신민계 요원들의 움직임도 간단치 않다.
특히 이 대표의 최대 경쟁자인 김상현 최고위원측에서는 예상된 일이라는 반응속에 한정회 인사들이 지나치게 「김심」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 최고위원측에서도 비슷한 모임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순범·신기하·박정훈·김원길·장영달의원 등을 중심으로 이미 20명에 가까운 현역 의원들이 「서명」을 마쳤으며 40여명 규모의 김 최고위원 지지인사들의 결집작업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한정회의 발족으로 그동안 암암리에 모색해왔던 정 최고위원측과의 제휴문제를 본격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3인의 대표경선에서 결선투표에 들어갈 경우 김 최고위원과 정 최고위원의 막판 제휴가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두사람 사이에 당권과 대통령후보를 분리하는 역할분담론이 더욱 구체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정병진기자>정병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