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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덤핑판정 우리 경제 파장/미 “국익우선 통상정책” 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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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덤핑판정 우리 경제 파장/미 “국익우선 통상정책” 포문

입력
199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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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수출 치명적인 타격/개방압력 거센 파고 우려미 상무부의 이번 철강제품 반덤핑 예비판정인 클린턴 행정부가 앞으로 강력한 국익우선 통상정책을 펴 나가겠다는 첫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 상무부가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수입철강은 약 6백50만톤 25억달러어치로 미국의 해당품목 총소비량의 12%에 불과하지만 클린턴 행정부의 대외 통상포문의 강도를 감지하기에는 충분한 비중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에 철강제품을 수출하는 대부분의 국가에 대해 최고 1백9%의 전례없는 고율 반덤핑 판정을 내림으로써 미국이 자국 산업보호와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어떤 조치라도 취할 수 있음을 명백히해 대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미국의 철강제품에 대한 고율의 반덤핑 예비판정은 금융시장 개방,지적재산권 보호,농산물 시장개방 등을 놓고 계속될 한미 통상협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양국 통상관계가 최악의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이미 본격화된 양국간 세금전쟁이 더욱 격화되고 지난해 10월 최고 80%의 높은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오는 3월의 확정판정 마진율도 상당히 높을 것임을 예고,앞으로 미국의 통상압력의 파고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에 덤핑수출 판정을 받은 우리나라 철강제품은 포철,동부제강,연합철강,동국제강 등 4개사의 열연강판 냉연강판 아연도강판 중후판 등으로 지난해 수출액은 11월까지 3억9천5백만달러. 이는 전체 대미 철강수출의 62.5%에 달하는 것으로 상관관계에 이어 반덤핑관세를 물게 돼 국내 철강업계의 대미수출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됐다. 업체별로는 포철의 열연강판이 무려 30%의 높은 덤핑마진율 판정을 받았고 포철 동부 연철의 냉연강판은 12.73%,이들 3사의 아연도강판은 3.28%,동국제강의 증후판은 4.72%의 반덤핑 판정을 각각 받았다.

이같은 반덤핑 판정은 지난해 11월 미 상무부의 2.9∼5.51%의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내린데 이어 추가로 취해진 수입규제 조치로 국내 기업의 해당제품 대미 수출은 사실상 봉쇄됐다.

미 상무부는 전세계 19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반덤핑 예비판정에서 한국과 벨기에 스페인에 대해서는 반덤핑 판정을 예상해 고의적으로 물량을 집중 수출한 혐의가 짙다며 예비판정전 90일 이전에 수출한 제품에 대해서까지 소급 적용,한국은 일종의 가중처벌까지 받게 됐다.

미국의 고율 판정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국내기업은 포철. 지난해 1∼11월중 미국에 수출된 한국산 판재류는 1백11만5천5백77톤인데 이중 1백만톤 이상이 포철제품이다. 열연강판 전량이 포철제품이고 중후판의 10%,냉연강판의 95%,아연도강판의 65%가 포철의 수출품이다. 특히 열연코일의 90% 이상이 포철이 미국에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UPI사로 나가던 제품이어서 UPI의 경영위기까지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포철을 중심으로 한 국내 관련 기업들은 28일 모임을 갖고 대책을 숙의,『이번 판정은 미국업계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정치적인 판정이며 세계 철강교역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또 오는 2월 하순부터 3월 중순까지 계속될 미 상무부의 실사에 철저히 대응하고 철강 다자간 협상 등을 통해 관계국과 공동으로 미국의 부당성을 제기할 방침이다.

상공부와 철강업계는 또 미국이 이번 예비판정에 이어 6월2일께 최종 확정판정에서도 고율의 판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철강제품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예비판정과 관련,EC가 강력한 반발을 보이며 보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일본도 가트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클린턴 새 행정부의 대외 통상포문은 국제적인 철강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이 틈바구니에서 우리 철강업계가 어떻게 대응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을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 철강을 수출해온 국가들이 미국의 반덤핑 예산판정으로 수출선을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 등지로 돌릴 것이고 이렇게 될 경우 국내 철강업계는 수출시장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정부와 업계는 특히 최근 미 무역대표부의 켄터 대표가 미국 행정부 관리로는 처음으로 『철강에서 드러난 미국의 입장과 태도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등 대외통상 정책의 기본노선』이라고 천명한 점을 중시,철강과 반도체는 물론 다수 수출품목에까지 미국의 수입규제조치가 확산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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