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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공 초대 대통령 하벨(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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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공 초대 대통령 하벨(뉴스메이커)

입력
1993.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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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봄」 「벨벳혁명」 주도한 지식인/연방 무혈분리 기여… 경제혁명도 기대극작가이자 정치인인 바츨라프 하벨(56) 구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이 26일 분리독립한 체크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에 선출됐다.

하벨은 이날 의회 선거에서 집권우파동맹인 4개 정당의 결속에 힘입어 과반수의 표를 얻어 새로 출발하는 체크의 장래를 떠맡게 됐다.

그는 과거 공산독재시대부터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양심적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지난 89년 동유럽의 민주화과정에서 「벨벳(조용한) 혁명」을 주도했고 체코슬로바키아연방이 민주체제로 전환된 후에는 대통령직을 맡았다.

하벨은 지난해 밀어닥친 연방해체의 열풍을 막아보려고 대통령직까지 사임하면서 국민들에게 통합을 호소했다.

그러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방은 민족주의가 고양된 슬로바키아인들의 분리요구에 밀려 결국 해체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6개월후 그는 신 체크공화국의 수장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하벨은 비록 연방의 해체를 막아내지는 못했지만 피로 얼룩진 유고분열과는 달리 「타협과 조정」으로 「순조로운 분리」를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방의 「합의이혼」은 바로 양심과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한 하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찬사마저 나왔다.

그러나 이제 하벨은 과거처럼 「순수한 이상」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 신 체크는 이미 민주화과정의 격동기를 지나고 경제성장·국력증진이라는 현실적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벨의 이상주의 대신 현실적인 국가경영 능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에 실패한다면 하벨은 「심약한 감성」의 몽상가라는 비난을 받게돼 있다.

신 체크의 지도부는 이러한 우려를 기우라고 일축한다. 이들은 하벨이 연방대통령직을 사임한후 6개월의 휴식기간에 정치현실과 이상을 접목시키는 내적 훈련을 충분히 쌓아왔다고 장담한다. 신생독립국의 정치적 기틀과 산적한 경제문제에 대한 해법을 준비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의 정치역량에 대한 회의가 여전한 만큼 현재로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공산통치시절 그가 보여준 양심적 행각은 기대쪽에 무게를 싣게 한다. 68년 「프라하의 봄」때 독립작가모임 의장으로 민주화운동을 주도,77년 인권옹호단체인 「헌장77」에 참가,여러차례 투옥되면서 하벨은 체크 국민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국민들은 또 89년 민주화 과정에서 「시민포럼」을 결성해 유혈없는 혁명을 실현한 그가 앞으로 「경제혁명」도 성공시켜 주리가 기대하고 있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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