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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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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빌 클린턴 새 행정부가 출범한지 1주일. 취임(1월20일) 축하파티의 숙취가 채 풀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클린턴 행정부와 매스컴과의 밀월은 끝이 나버렸다고 한다. ◆밀월의 파경 원인은 클린턴 대통령의 파약. 그는 적자감축서부터 군축에 이르기까지 선거중에 공언했던 수십건의 공약들을 거의 모두 뒤집고 있다. 그는 「당선되기 위해 아무 소리나 지껄인 팬더곰」이란 모욕의 소리까지 듣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클린턴의 문제의 일부는 말이 너무 많고,설명이 또한 너무 많고,핑계가 또한 너무 많은 것인지 모른다』고 했다. 이 말마따나 그는 공약파기에 대해 일일이 핑계(변명)가 많다. 일례로 재정적자를 96년까지 반감시키겠다고 한 공약에 대해서 재정적자가 자신이 공약한 당시보다 훨씬 늘었기 때문에 지킬수 없다고 말한다. 공약뒤집기에 바쁜 그는 매사 이런식으로 구실을 댄다. ◆볼만한 것은 클린턴 대통령 자신의 자기합리화에 대한 궤변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공약중 깨지 않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내가 여건의 변화에 따르지 않는다면 미국 국민들은 나를 바보로 생각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가히 「대궤변」급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위해 유감스러운 것은 그가 신뢰감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중 출발에서부터 「신뢰감의 격차」를 야기한 대통령은 지난 반세기 동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리도 오는 2월25일에 김영삼 차기대통령의 새로운 정권이 출범한다. 김 차기대통령도 많은 공약을 했다. 「정경유착의 척결」에서부터 「97년 1인당 GNP 1만5천달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광범하다. 5년 집권 사이에 이를 어찌 다 실현하랴. 불안하다. 「신한국」 「신경제」 「안정속의 개혁」 등 그의 개혁비전의 실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클린턴 미 대통령을 닮지는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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