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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드러나는 「빌러리」/클린턴,의료보험개혁 특위장 힐러리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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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드러나는 「빌러리」/클린턴,의료보험개혁 특위장 힐러리 임명

입력
1993.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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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우리는 힐러리를 뽑지 않았다” 반발「빌러리」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빌 클린턴 신임 미 대통령은 25일 부인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을 향후 미국의 의료보험제도 개혁안을 마련할 「대통령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번 힐러리의 위원장 임명은 그동안 미 정가에 떠돌던 「힐러리 치마바람」의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빌러리(Biilary)」는 클린턴 부부가 가정과 바깥일을 일심동체로 해왔다는 뜻에서 아칸소주 리틀록 시민들이 불러오던 두사람의 이름을 합성어로 만든 애칭이다. 둘다 예일법대 출신의 변호사라는 공통점에 바탕을 둔 이들 부부의 팀웍은 클린턴의 아칸소주지사 재임동안 여실히 나타났다. 그들은 부부 이전에 친구이자 동료이며 정치적 반려자였다.

그러나 워싱턴정가 비평가들은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백악관의 안주인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힐러리의 간섭을 경계해 「빌러리」란 용어를 부정적으로 써왔다.

카터 전 대통령의 부인 로잘린은 각료회의에 참석해 언론의 화살을 받았으며 낸시 레이건은 점성가들의 말에 따라 레이건 전 대통령의 하루 일정과 연설문을 손질했다해서 혹독한 여론의 비판을 받았었다.

한편 정부내 힐러리의 영향력 강화가 예상되자 미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이 선택한 인물이 클린턴이지 힐러리가 아니라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있다.

그러나 힐러리는 이미 클린턴 대통령을 제치고 「백악관의 실세」로 불리고 있으며 앞으로 역대 퍼스트 레이디중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힐러리는 이미 선거운동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여러분이 클린턴을 뽑으면 힐러리라는 똑똑한 여자를 덤으로 얻게된다』고 말했었다.

힐러리는 전통적인 의미의 자유주의자로 알려져있다. 또한 세금과 재정지출,중앙정부의 정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녀는 대결보다는 타협을 선택하는 현실주의자이며 정치적 실용주의자이다.

의보개선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힐러리의 과제는 1백일안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의료수가통제·전국민의 의료보험화·의료혜택의 질적 향상을 위한 개혁안을 마련,의회에 제출하는 것이다. 그 시한은 4월30일이 될 것이다.

현재 3천5백만명 정도의 미 근로자 가족들이 의료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2천만명 정도가 부적절한 의료혜택만을 받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동생 로버트 케네디를 국무장관에 임명한 뒤 의회가 제정한 「대통령의 가족은 공직에 임명될 수 없다」는 법률의 정신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이를 의식한 클린턴은 힐러리를 임명한 뒤 『대통령 자문기구의 장이지만 보수를 지급하지 않겠다』라고 발표했지만 국민들은 「보수」의 지급여부가 아니라 공공정책 결정권을 실제 행사하는 직위를 「공직」이라고 여길수가 있어 계속 논란의 여지는 있다.<박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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