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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합의소집」 반갑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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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합의소집」 반갑다(사설)

입력
1993.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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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9일부터 새해 첫 임시 국회가 열리게 되었다니 우선 반갑다. 작년말 대통령선거에 쫓겨 허겁지겁 끝나버린 정기국회 이래 처음 열리는 국회이자 대통령선거가 끝난뒤 처음 열리는 국회이기도 하다. 그리고 물러가는 정부쪽에서 볼 때 마지막 국회라는 점이 또 유별난 의미를 갖는다.이 시점에서 국회가 한번쯤 열려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다. 지나간 6공 시절을 총정리 해본다는데서도 의미가 있고 새 정부의 개혁 청사진을 들춰 볼 수 잇는 기회로도 의의가 크다. 그리고 아직도 논란이 일고 있는 대통령선거 후유증의 처리를 위해서도 더욱 국회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산적된 민생문제도 한번 걸러야 한다. 사실 작년에는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문제가 많았지만 제14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대형 정치행사에 눌려 국회다운 국회는 한번도 열어보지 못했다. 그러니 국민의 일상생활과 직결된 각종 현안문제들을 본격적으로 다룰 기회도 없었다. 선거만 있고 국회는 없는 정말 안타까운 한해였다. 선거란 국회를 구성하고 그 국회에서 국정을 심의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형식적인 단기축소로 끝난 정기국회밖에 열지 못했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문민정치시대를 시작하는 원년 벽두에 국회를 열기로 했다는 소식은 국민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과연 이제부터는 정치가 좀 나아지려나 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국회소집도 어느 정당의 단독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여야 정당의 합의에 따라 열린다니 더욱 대견스럽다.

야당은 열자고 문을 두드리고 여당은 못 열겠다고 빗장을 걸어잠그는 구태의연한 상투극이 이번에도 여전히 벌어졌었다. 그러나 여당인 민자당은 원내총무단의 구태의연하고 경직된 사고를 깨뜨리고 야당측의 국회소집 요구에 흔쾌히 응했다. 개혁을 부르짖는 김영삼 차기대통령의 결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과 국민당의 원내총무들이 함께 해외여행에 나선걸 보면 그들도 민자당의 뜻밖의 양보를 기대하지 않았던게 틀림없다.

이제는 모처럼 여야합의로 열리는 국회가 성숙된 새 모습을 국민앞에 보여주도록 노력하는 일이 중요하다.

6공정권을 맡았던 당사자들은 잘한일이 많았다고 연일 치적자랑을 하고 있으나 이를 못마땅하게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선거뒤에도 계속 논란을 빚어온 선거사범처리 시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새 정권의 개혁의지는 아직까지 번뜩이고 있는가. 아니면 벌써부터 슬금슬금 뒷걸음질인가.

우리 경제기조는 안정으로 가는것인가,아니면 성장으로 가는 것인가. 「안정속의 개혁」 슬로건처럼 역시 애매하게 느껴지는게 국민의 현실감각이다.

새 총리의 사전임명 동의라는 절차적이고 의전적인 사항에 비하면 이런 것들은 본질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들이다. 이번 국회에서 명쾌하게 짚고 넘어가자.

그리고 꼭 당부하고 싶은게 또 있다. 산뜻한 자세,효율적인 운영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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