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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사칭 “특혜대출”사기/땅많은 기업 접근/14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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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사칭 “특혜대출”사기/땅많은 기업 접근/14명 구속

입력
1993.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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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5백억 상당 담보받아/(주)한독·배우 김지미씨 등 속아서울지검 특수3부(김대웅부장·김윤성검사)는 19일 청와대 관계자를 사칭,자금난을 겪고있는 유수 기업인 등에게 정치자금 헌납조건으로 특혜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3천5백억원 상당의 부동산 담보제공용 서류를 받아낸 이강수씨(45·무직·서울 도봉구 창1동 316) 등 14명을 사기혐의로 구속하고 남상신씨(53·부동산중개업) 등 4명을 같은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에 의하면 이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상당량의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체대표 등 6명에게 청와대에서 파견된 면책 자금팀장 등을 사칭하며 접근,『청와대지시로 외국차관을 비밀리에 대출해주고 있다』며 대출액의 25∼30%를 정치자금으로 내면 25억∼2천5백억원씩 특별대출해 주겠다고 속여 인감증명서·토지대장 등 부동산관계 서류일체를 넘겨받은 혐의다.

이씨 등은 이 서류를 사채업자에게 건네주고 거액을 빌려 쓰려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특히 이들은 검은돈을 만지는 사채업자들이 권력층에 약한 점을 이용,이들에게도 청와대 관계자인 것처럼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조사에서도 이들은 『담보물건이 좋고 서류가 충분한 상태여서 「윗분」의 뜻 이라고 말하면 사채업자들이 쉽게 속는다』고 진술했다.

이들이 내세운 대출약정금액은 ▲(주)한독 심명기사장 2천5백억원 ▲에메랄드호텔 이종담회장 3백50억원 ▲구정골프 이제건대표 4백억원 ▲지미필름대표 영화배우 김지미씨 90억원 ▲삼지무역 김광선대표 70억원 ▲황병호씨 25억원 등이다.

(주)한독사장 심씨는 지난해 12월초 수배된 남씨를 통해 소개받은 이씨 등으로 부터 이 회사 소유의 인천 남구일대 매립지 30여만평을 담보로 정치자금 3백50억원 등 1천6백60억원을 내면 면책자금 2천5백억원을 20년거치 대출,8백40억원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법인 인감증명서,공시지가서,토지대장 등을 넘겨주었다.

검찰조사결과 이씨 일당은 특정기업체에 차관자금의 일부를 대출해주고 대출자금의 30%정도를 20년간 일반 은행에 유치하면 유치금의 이자 등으로 대출액을 상쇄하는 3공화국 시절의 특혜 대출방식인 면책자금 대출을 미끼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청와대 관계자로 위장키 위해 서울 중구 서린동 서린호켈에 객실 4개를 빌려 사무실로 이용하면서 피해기업인들에게 교섭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보안각서와 통일기금 명목으로 대출금의 5%를 커미션 명목으로 선불 1백억을 내겠다는 지급각서 등을 받아내고 청와대출입 주의사항의 알리는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검찰관계자는 『자금난을 겪고있는 피해기업은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해 이재수단으로 구입한 부동산을 팔거나 이를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기가 얼려워져 이씨 일당에게 쉽게 속아 넘어갔다』고 밝혔다.

이씨 등의 사기수법은 지난 91년10월 적발됐던 김광남씨(50) 일당 9명의 청와대 간부사칭 특혜대출 미수사건서도 이용됐던 수법으로 당시 김씨 일당은 자금난에 빠진 기업체 대표 33명에게 1조5천억원 상당의 부동산 담보제공용 서류를 넘겨받아 이중 일부를 사채업자에게 제공하고 돈을 빌리려다 검거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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