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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실속없는 장사/가격 내리고 물량공세로 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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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실속없는 장사/가격 내리고 물량공세로 땜질

입력
1993.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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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개도국 추격 덤핑으로 버텨/경공업은 단가 더이상 못내려… “벼랑끝에”국내기업들은 밀어내기식의 물량 확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식 수출방식을 여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엔 환율절하를 이용,수출가격을 일부 인하하면서 싼값에 의존하는 수출을 많이 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년째 요란하게 진행돼온 정부의 수출경쟁력 회복정책이 아직 이렇다할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수출입단가 및 물량지수 동향」에 따르면 92년(1∼11월중)의 수출가격 단가는 전년동기보다 1.4% 하락했고 물량은 10.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기업들이 수출을 하면서 가격을 1.4% 내리면서까지 물량을 10.1% 늘려 가까스로 총수출 증가율 8.6%를 달성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수출상품의 단위가격은 태국 말레이시아 등 후발개도국의 추격이 본격화되기전인 88년까지는 2년에 걸쳐 10% 이상씩 올랐었다. 물량도 마찬가지여서 쉽게 쑥쑥 늘었다.

그러나 후발개도국의 상품이 선진국시장에 대거 등장하면서 국내 상품의 단가나 물량이 급격히 줄거나 정체하는 현상을 보였고 기업들은 이러한 난관을 덤핑식 물량확대에 기대어 억지로 버티는 형국이다.

국내기업들의 물량공세는 완구 신발 등 경공업 제품보다는 전자 철강 중공업 제품에서 더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중공업 제품은 가격이 2.5% 떨어지면서 물량이 17.5%나 늘어난 반면 경공업 제품은 가격이 오히려 0.2% 오르고 물량은 1.3%가 줄었다. 이제 경공업 제품은 사실상의 마지막 버티기 수단인 저가공세조차 써먹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경공업 제품은 가격을 내리고 싶어도 인건비 등 원가가 너무 높아 물량감소를 번연히 알면서도 손쓸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2∼3년간 더 지속되면 중공업 제품도 경공업 제품과 마찬가지로 물량이 줄어도 가격측면에서 더이상 손쓸 수 없는 국면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상품의 이러한 어려움과 달리 일본상품은 지난해 단가를 7.5% 올리며 물량을 1.6% 증가시켰고 대만은 단가를 3.1% 인상하며 물량도 6.3%나 늘렸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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