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전 축제」 재뿌려… 역전 탈진 겨냥/아랍 반미감정 자극은 되레 부담【워싱턴=정일화특파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틀 밖에 남지 않은 백악관 임기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무자비한 응징공격에 모두 바칠 각오가 돼있는듯하다.
후세인은 지난 13일에 있었던 북위 32도선 접경의 대규모 공격에도 불구하고 걸프전 기념일인 17일 『미 제국주의의 공격은 패배하고 말았으며 부시가 아무리 공격탄환을 보내와도 우리는 영원히 승리할 것』이라는 오만한 연설을 함과 동시에 여전히 유엔감시단 비행기의 안전입국을 보장하지 않은채 버티고 있었다.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오직 부시 개인의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복수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비난했었다.
이런 일련의 자극적 발언이 이라크로부터 전해지자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백악관시절의 마지막 휴가를 보내고 있던 부시 대통령은 17일과 18일 양일간에 걸쳐 연속공격을 명령해 후세인에게 강력한 응징을 시도한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당선자의 취임 축하행사가 시작된 일요일 하루동안에 벌어진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은 전술적 승리임에는 확실하나 그것이 과연 이라크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큰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부시의 전술적 승리는 미군의 인명피해 없이 후세인의 「걸프전 승리축제」를 성공적으로 망가뜨릴 수 있는데 있었다.
이같은 이라크 공격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후세인이 걸프전은 승리했으며 또 승리하고 있다는 허풍을 저지하는데 현실적인 쐐기작용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후세인군의 힘을 탈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전략적인 입장에서 보면 퇴임을 불과 2∼3일 남겨둔채 던지는 이같은 공격이 후세인의 위치를 크게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어서 이것이 반드시 성공적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일부 아랍세력을 포함한 10억 회교인들은 미국이 보스니아의 회교도가 세르비아인에 의해 무자비하게 학살·강간당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아무런 무력동원도 하지 않으면서 유독 후세인의 이라크에는 빈번한 공격을 퍼붓는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2월27일에 있었던 이라크기 격추나 13일에 있었던 북위 32도선 이남의 공습이 후세인의 태도를 전혀 바꾸게 하지 못한 것처럼 이번 공격 역시 부시가 마지막까지 대통령으로서의 위엄은 부릴 수 있었지만 이라크 문제해결책으로서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은 이날의 미사일 공격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이라크 문제해결을 위한 전략은 결국 클린턴 정부가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의 진단은 그대로 들어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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