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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호남출신 의원/「DJ후 새 위상」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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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호남출신 의원/「DJ후 새 위상」 모색

입력
1993.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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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공황 극복 급선무” 인식/충실 의정­계파별 연대 등 강구김대중 전 대표의 정계은퇴이후 민주당의 호남출신 의원들은 허탈감속에 새로운 진로설정을 하면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당의 버팀목이었던 김 전 대표의 은퇴로 초래된 당전체의 불안정에 덧붙여 김 전 대표의 은퇴가 가져올 호남지역의 「정치적 공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가 급선무인 것이다.

여기에다 김 전 대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정치활동의 형태를 바꿔야만 하는 현실적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15대 총선을 치르는 문제도 포함된다.

각자의 진로를 새로 모색해야 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공통된 부담은 호남출신 의원들에게 이처럼 특별히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의 근간을 이뤄온 호남출신 의원들은 정치생명을 상당부분 김 전 대표의 영향력에 의존해왔다. 당내에서는 김 전 대표의 지도노선을 충실히 따르면 됐고 13,14대의 경우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어논 당상이었다.

김 전 대표가 은퇴했다해도 민주당에 실었던 호남지역 유권자들의 기대가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과거처럼 손쉬운 싸움을 할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대목이다.

이는 호남지역 유권자들의 기대가 민주당 전체보다는 김 전 대표 개인에 무게중심이 놓여있었다는 저간의 사정 때문이다.

물론 그동안 의정활동과 지역구활동 양면에서 탄탄한 행보를 계속해온 의원들은 언제 다시 선거를 치르더라도 자력으로 당선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상당수 호남출신 의원들이 김 전 대표에게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그동안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를 소홀히 해왔던게 사실이어서 앞으로 이들의 자활노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노력은 결국 실력배양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원내에서 보다 충실한 의정상을 구현해야하고 지역구에서는 친근한 이미지를 제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유권자의 심판이전에 공천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과거처럼 김 전 대표에 공천권이 독점돼있던 상황에서는 충성심과 친소여부가 기준이 될 수 있었다. 김 전 대표의 은퇴로 이들은 지향해야 할 구심점을 잃어버린 셈이 됐다.

따라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떤 형태로든 세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이들의 다양한 이합집산을 예고하고 있다.

크게 보아 이들의 이합집산은 세갈래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한광옥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최재승의원 등 동교동 직계는 아직도 남아있는 김 전 대표의 영향력과 이기택대표측의 현실적 위상을 묶어 「주류연합」을 구성하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당대회와 관련,이들은 김 전 대표의 「약속」을 이유로 이 대표 지지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으며 반대급부로 최고위원 선출과정과 향후 당운영에서의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또 하나의 흐름은 김상현 최고위원을 신민계의 차세대 지도자로해 현재의 신민계를 최대한 결속시켜 당내 우위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신순범 신기하의원 등 신민계 상당수가 이에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한편으로 집단지도체제가 정착될 경우를 겨냥해 독자세력으로 남아 사안별로 합종연횡하면서 이해를 관철시키려는 움직임도 있다.

소계보 중심의 당내 정치를 생각하는 이 흐름에는 호남지역 다선의원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정치적 입장은 이 대표와 김상현 최고위원의 당권경쟁에서 당분간 중립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표현된다.

이 경우로는 김원기 최고위원이 전북지역의 지지를 바탕으로 선두에 나서있다. 유준상 김봉호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김영배 정대철 최고위원쪽으로 줄을 서있는 의원들도 크게 이 흐름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이같은 상황으로 보아 당분간 민주당내에서는 큰 울타리가 깨진 신민계,특히 호남출신 의원들을 겨냥한 세확보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진로와 관련,많은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민주당 호남출신 의원들은 뒤늦은 홍역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면역성을 얻고난 후의 안정을 생각하면 충분한 가치가 있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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