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우황청심환 등 먹는다/담배 10개피 5분내에 피운다/전조등 끄거나 차버리고 도주/적발땐 실토·애걸·묵묵부답 다양「음주운전 단속에 걸리지 않으려면 초컬릿을 먹어라」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이 강화되자 음주운전자들의 「단속망 대처술」도 갈수록 교묘·다양해지고 있다.
경찰청에 의하면 지난해의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7만5천4백10건으로 91년의 7만1천7백29건보다 5.1%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경찰이 지난해부터 교통사고줄이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음주운전을 집중 단속하고 벌과금도 대폭 인상하자 어떻게든 경찰의 단속을 피해보려는 온갖 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운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단속모면 방법은 초콜릿을 먹는 것. 「당분이 많은 초콜릿이 혈중알코올 농도를 크게 낮춰준다」는 낭설이 떠돌면서 늦은 밤시간 각 경찰서 형사계에는 초콜릿냄새를 풍기는 음주운전 적발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 교통과 유병근경장(34)은 『지난해 12월 교통사고를 낸 만취운전자가 음주측정을 거부해 경찰서로 데려와보니 입안가득 초콜릿을 씹고 있었다』며 『술냄새에 초콜릿냄새가 뒤섞여 나는 악취로 얘끼를 못할 정도였고 음주측정 결과 구속대상인 0.37%나 됐다』고 말했다.
초콜릿외에 음주운전자들이 비방으로 쓰는 물건은 수십가지에 이른다.
한때 크게 유행했던 우황청심환을 비롯,용각산 껌 박하사탕 이온음료수 구강청정제는 물론 심지어 성냥골의 황을 꿀에 타서 마시거나 5분동안 담배 10개피를 굴뚝처럼 피워대고 담배를 씹어삼키는 「자학성」 행태까지 나타나고 있다.
S증권 대리 심모씨(32)는 『음주운전 습관은 차츰 줄어들고 있으나 「이런 방법을 썼더니 통하더라」는 소문이 나면서 따라해보는 경우를 가끔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려는 운전자들의 행태가 갈수록 교묘해져 단속경관을 보면 전조등을 끄고 빠른 속도로 줄행랑치는 「대담형」과 아예 길옆에 차를 세워둔채 택시를 타고 달아나는 「지능형」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한남대교 등 다리주변에선 밤늦게 취객이 방치해둔 차량이 자주 눈에 띄고 있으며 이 때문에 경찰이 차량을 견인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모경찰서 교통과 이모경사(41)는 『음주운전단속 안내팻말을 보고 차를 버리고 도망치거나 고장난 양 보닛을 열어둔채 달아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이 경우에는 주정차 위반으로 밖에 처벌할 수 없어 최근에는 단속지점 1백∼2백m 전방에 별도의 경관을 배치하는 조치를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단속에 걸렸을때의 운전자 행태도 각양각색이다. 『저녁먹으며 반주로 한잔했다』는 「사실실토형」,한참동안 아무 말도 않는 「묵묵부답형」,『처음인데 봐달라』는 「애걸복걸형」에서부터 『내가 아무개인데 왜 그러냐』는 「신분과시 협박형」까지 다양하지만 정작 형사계에 들어서면 「고개숙인 남자」가 되곤 한다.
그러나 이같은 온갖 수법을 다 써도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망을 벗어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빠져나가기」처럼 어렵다는 게 일선 교통경찰의 말이다.
서울 종로경찰서 정광섭 교통과장(44)은 『베테랑 경관은 눈빛만 봐도 음주여부를 알 수 있다』며 『음주운전 단속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술마시면 핸들을 잡지않는 것』이라고 충고했다.<황상진기자>황상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