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등 각 지서 피해사례/닌텐도사 상대 법정소송까지/업계,경고문 부착등 부심【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제 비디오게임을 즐기던 어린이들이 간질발작을 일으키는 사고가 세계 곳곳에서 잇달아 전자오락시대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피해자들이 메이커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는 등 법적인 문제로 비화하자 닌텐도(임천당) 등 메이커들은 경고문을 부착키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간질발작 원인이 비디오게임이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 피해사례가 속출할 것이 분명해 전자오락산업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신문 방송 등의 보도에 의하면 이같은 피해는 최근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잇달아 일어났으며,일본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롤러 모세리란 20세 청년과 그의 아버지는 91년 1월 닌텐도측에 2백61만달러(약 18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모세리군은 15세 때인 88년 자기집에서 닌텐도 제품의 비디오게임기로 전자오락을 즐기다 발작을 일으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지금도 장애가 남아있다. 그가 즐기던 프로그램은 「킷 이칼스」란 것으로 빛의 점멸이 많은 제품이었다.
원고측은 이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화면의 점멸이 많아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데도 제품에 경고문을 써넣지 않아 주의의무를 태만히 했다고 보상청구 이유를 밝혔다.
캐나다에서도 닌텐도 제품 및 「세가 엔터프라이시즈」란 일본제 비디오게임기에 의한 간질발작 사고가 잇달아 지금까지 북미지역에서 보고된 피해는 모두 9건에 달한다.
영국에서는 같은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교도(공동)통신 보도에 의하면 최근 15세의 소녀가 집부근의 전자오락실에서 닌텐도 제품의 게임을 하다가 졸도했다. 소녀의 아버지는 『오락실 종업원이 다른 어린이들도 게임중 졸도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면서 사고원인은 닌텐도 제품에 경고문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동이 일어나자 영국정부 소비자담당 국무차관은 『비디오게임이 건강을 해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토록 관계기관에 조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닌텐도측은 『미국에서도 같은 사고가 일어나 6개월 전부터 영국에 수입되는 제품에는 경고문을 써넣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가사는 『의학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관련사실을 부인했다.
이같은 해외에서의 사고들이 전해지자 일본 곳곳에서 피해사례가 보도되기 시작했다. 오사카(대판)와 미야기(궁성)현 등에서 일어난 사고도 닌텐도,세가 등 일본제품에 의한 것이어서 『경고문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닌텐도측은 발작의 원인이 오락기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7년전부터 제품이 생산된 이래 간질발작 사례는 극소수였다』고 밝혀 간접적으로 관련성을 시인했다. 지난 14일 이 회사가 『앞으로 국내시장에 내놓은 제품에도 경고문을 써넣겠다』고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닌텐도사가 미국과 유럽지역 수출용 제품에 써넣기 시작한 경고문은 『드물게는 간질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일이 있으니 간질증상이 있었던 사람은 게임전에 의사의 진단을 받으시오』라고 돼있다.
그러나 세가사는 『미국에는 11만2천명 정도의 광과민성 간질증상자가 있으며 비디오게임만이 발작의 원인은 아니다』면서 『이런 증상은 있는 사람은 비디오게임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의사들은 『TV 프로그램은 화면의 점멸이 많지않아 큰 위험이 없지만 게임기를 TV화면에 연결하는 비디오게임은 점멸이 많고 화면에 시신경을 집중시키게돼 건강에 해롭다』고 말하고 있다. 잠시 즐기는 것은 몰라도 오랫동안 게임에 몰두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얘기다.
비디오게임은 닌텐도사가 85년에 개발한 이래 세계 각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국민학생과 중고교생들에게 널리 보급돼 있는데,최근에는 TV화면의 대형화로 위험성이 더욱 높아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