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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100일간 밀월」 전통/클린턴,취임전에 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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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100일간 밀월」 전통/클린턴,취임전에 깨져

입력
1993.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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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약속 공약화에 언론 맹공 개시빌 클린턴 미 차기 대통령의 취임전부터 언론의 집중 포화에 시달리고 있다.

미 언론은 통상 새 대통령취임후 1백일간 새 행정부와 밀월기간을 가져왔다는 전례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 틀림없다. 미 정가 일각에서는 클린턴과 언론간의 밀원은 『시작되기도전에 끝났다』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을 정도다.

클린턴의 14일 기자회견은 「밀월 끝」이라는 판단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회견은 백악관 공보비서 등 백악관 스태프진 발표를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참석한 기자들이 클린턴의 선거공약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아이티 난민에 대한 입장을 왜 바꾸었느냐』로 시작된 언론의 공세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평화제스처의 진의와 중산층 감세정책 포기설에 관한 사실확인 질문으로 이어졌다. 질문의 대부분이 클린턴이 선거기간에 내놓은 공약이 「공약」으로 변해가는데 대한 질타였다. 클린턴이 궁지탈출 방안에 골몰하고 있을 때 결정적인 질문이 날아들었다.

『당선되면 취임즉시 1백일 경제계획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언제 제출할 것인가』고 물고 늘어졌다.

클린턴은 그 기자에게 『누가 당신에게 그렇게 믿도록 했는지 모르겠다』고 화를 내며 회견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날의 회견은 15일 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클린턴,공약에 시달려」 「세금감면? 누가 그런 약속했었나」 등 클린턴의 「공약과 식언」을 힐난하는 제목이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미 언론들은 아직도 클린턴에 대해 공격할 자료를 더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클린턴의 도덕성과 신뢰성에 먹칠을 한 딸 첼시의 사립학교 진학문제가 언론의 본격적인 포화를 받지 않은 상태다. 또 깨끗한 정부를 내세운 그가 로비스트 출신을 고위각료직에 임명함으로써 비난의 소지를 제공하고 있다.

병영내 동성연애 허용방침 후퇴,재정적자 감축 목표변경 등 클린턴이 공약을 뒤집기위해 분위기를 조성해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은 자신의 공약불신 분위기에 대해 『언론이 그렇게 보도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언론에 돌리고 있다.

클린턴은 언론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기자회견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의 치기를 보면 「젊은 후보티」를 벗지못한 것 같다.<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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