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항전” 긴장감속 이라크 「치고 빠지기」/“인내의 한계 넘어섰다” 미 마침내 공습 감행2년전 걸프전이 42일간 전면전으로 치러진 「장편」이었다면,다국적군에 의한 13일의 대이라크 공습은 4시간동안 진행된 「단편」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3일의 공습은 규모나 기간면에서 걸프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단기전이었지만,「긴장정점(공습)이완긴장」의 드러매틱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복선도 깔려있는 상태다.
이라크 공습의 전조는 신년초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라크가 남부의 비행금지구역 접경에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미이라크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미 영 불 러시아 등 안보리 4국은 6일 『이라크가 미사일을 48시간이내에 철수하지 않으면 군사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 대해 이라크측은 『우리에게 굴복은 없고 결사항전만이 있을 뿐』이라고 반발했다.
이후 48시간동안 페르시아만에는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데드라인인 8일 하오 5시30분(미 동부시간)이 지나자 세계의 이목은 일제히 부시와 후세인의 입으로 집중됐다. 후세인은 침묵했고 부시는 『이라크가 미사일을 해체,이동시켰다』고 말해 일단 위기는 넘기는듯했다.
그러나 이라크는 11일 『비행금지구역을 인정치 않는다』고 선언,불씨를 다시 지폈다. 더욱이 10일부터 13일까지 이라크군 수백명이 쿠웨이트 국경을 넘나드는 「시위」를 벌였다. 언론들은 이라크의 태도를 「치고 빠지기」라고 묘사했다.
미국은 모욕감을 느끼며 발끈했다. 페만에 대기중인 키티 호크 항모에 비상이 걸렸다. 부시,클린턴을 비롯한 미 고위인사들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짤막한 경고를 내뱉었다. 이 경고는 공습을 예고하는 신호였다. 그리고 13일 하오 6시45분 키티 호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다란,하미스,무샤이트기지에서 최신예 전폭기들이 굉음을 울리며 출격했다. 3시간후 이라크 남부의 미사일포대에는 폭탄의 비오듯 쏟아졌다. 출격후 4시간후 전폭기들이 귀환했다.
부시는 4일 『공습은 대성공』이라며 만족을 표명했다. 후세인의 기세를 꺾었다는 판단이다.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 함둔은 『유엔 결의를 존중하겠다』고 말해 서방측은 발뻗고 쉬려했다. 그 순간 후세인은 『범죄자들이 돌아왔다. 성전을 재개하자』고 호언,미국에 다시 잽을 던졌다. 이중플레이가 다시 전개된 것이다.
이 와중에서 미 전폭기들이 14일 다시 발진하고 미 1사단 기갑부대 8백명이 본토에서 쿠웨이트로 이동했다. 재공습의 조짐이 농후해졌다. 딕 체니 국방장관이 『필요하면 또 때린다』고 경고했다. 유엔은 이라크의 의도를 타진하기 위해 『15일 하오 4시(16일 상오 6시)까지 유엔무기사찰단 항공기의 착륙을 허용하라』는 통첩을 보냈다.
이라크는 『4일간만 유엔항공기의 입국을 허용하나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보냈다. 조건부 수용인 셈이다. 유엔측은 완전수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은 다시 고민하고 있다. 『때리느냐 마느냐,때리면 시점은 클린턴의 취임이전이냐,이후냐』 CNN방송은 2차공습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고,ABC TV,뉴욕 타임스지는 추가공습의 불가피함에 무게를 실었다. 미 언론은 『마치 파도 타는 것처럼 예측이 어렵다』고 말할 정도다.
때문에 이번 이라크 사태는 아직 「탈고되지 않은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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