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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사이 「설 연휴」 두차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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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사이 「설 연휴」 두차례(사설)

입력
1993.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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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23일)이 꼭 한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설은 추석과 함께 우리 고유의 최대 명절. 온국민들이 또한차례 설분위기에 젖어들 때가 온 것이다.벌써부터 설날 귀성을 위한 열차와 고속버스 그리고 항공표 예매는 모두 끝난 상태이다. 또한 승용차 등으로 고향을 찾게 될 귀성인파가 빚어낼 교통전쟁이 얼마나 심각할 것인지,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백화점 등 상가는 설대목에 한목 잡겠다고 과소비마저 부채질하는 판국이니,국민들이 부담할 과세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걱정들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신정연휴와 「설날 전후 3일」 연휴 등 겹치기 연휴로 해가 시작되는 연초부터 온 세상이 들뜬 기분이 되어 낭비를 일삼는 풍조가 옳으냐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2일 연휴인 신정휴일이 일요일까지 끼어 3일 연휴가 됐고,「설날 3일 연휴」마저 3주일 간격으로 같은 달에 겹쳐 노는날 투성이다. 때문에 31일간인 1월 한달은 휴일이 9일이나 된다. 한달의 3분의 1을 놀며보내는 셈이다.

물론 「주5일 근무제」가 일반화된 선진국에 비하면 연 65일 정도인 우리의 법정 공휴일이 많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을 뿐이지 선진국은 아니다. 아직은 덜 놀고 더 많이 일을 해야만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선진국도 아니면서 놀고 먹고 즐기는 것부터 선진국 흉내를 내다보면 끝내는 선진국도 못되고 영원한 중진국 또는 그보다 못한 처지로 전락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신정연휴와 설날 3일 연휴의 연초연휴 겹치기 부작용이 생기게 된 것은 89년 1월 6공 정부가 「우리 것의 회복」이라는 엉뚱한 정책발상으로 구정과 추석을 우리 고유명절로 지정,「3일 연휴」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 것을 되찾아 아끼고 존속시켜야 한다는 정신이야 탓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것이 한해 시작의 기점을 신정으로 하는 정착된 질서에 혼동을 초래하고 한해 벽두부터의 연휴중복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저해시키며 이중과세의 과소비 풍조까지 야기시켰다면 그것은 결코 가벼이 볼 문제가 아니다.

6공 정부도 설날과 추석 명절 3일 연휴가 공휴일 등의 중복으로 4일 또는 5일 연휴가 되는 부작용을 유발하자,개선의 묘안을 찾으려했으나 명분에 몰려 끝내 시정 못하고만 속사정을 우리는 잘 안다.

때문에 새로 들어서는 정부는 신정과 설날연휴로 인한 새해 1∼2월의 연휴중복을 비롯해 3∼4월씩이나 되는 너무나 길고 잦은 연휴를 합리적으로 조성해서,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고 더 많이 일하는 사회분위를 만들어가야 할 줄 믿는다. 「한국병」 치유차원의 용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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