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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 소환」… 「출국좌절」로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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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 소환」… 「출국좌절」로 내우외환

입력
1993.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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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악재」… 흔들리는 국민당/“야탄압” 주장불구 위기감/「2선 후퇴」여부 촉각 곤두국민당이 신년들어 연일 계속되는 「악재」속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정주영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과 불응,정 대표의 외국행 좌절과 출국금지 등 일련의 상황은 이른바 「소환정국」을 형성하면서 국민당의 전도에 결정적 암초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후 서서히 옥죄어오던 검찰의 국민당에 대한 수사는 정 대표 소환으로 절정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정 대표의 「자충수」가 맞물려 국민당은 사실상 존폐의 기로에 섰다고도 할 수 있는 최대의 위기상황에 몰려있는 셈이다.

국민당은 검찰수사에 대해 균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위기상황을 탈출하려하고 있으나 정부와 민자당의 태도가 강경한데다 정 대표의 출국좌절로 여론의 화살마저 피하기 어려운 처지여서 진퇴양난의 「시련」에 직면해있다.

○…국민당은 14일 최고위원 당직자 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정 대표 출국금지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한편 당의 향후 진로 등을 모색했다.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조치를 「명백한 야당탄압」이라며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으나 한편으론 잇단 자충수에 대한 자체 비판과 점차 어려워지는 정치적 입지에 대한 우려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영수 최고위원은 『민자당이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돈을 쓰고 국가강제력을 동원했으면서도 마치 깨끗한 선거를 치른 것처럼 주장이며 우리당만 탄압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를 강력 규탄해야하고 소환에는 응해선 안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박제상의원은 『지역에서의 활동이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면서 『잘못 전달된 우리의 입장을 전국민에게 올바로 알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자』고 적극적인 대국민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광호의원은 『우리당의 현안 하나하나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부 짚고 넘어가자』면서 『예컨대 정 대표의 2선 퇴진론 같은 것도 현 시점에서 타당한지 논의해보자』고 요구했다.

김범명의원은 『이렇게 된 상황은 대표를 잘못 보좌관 참모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한뒤 『측근들이 보좌를 잘 해야 할 것』이라며 내부문제를 지적했다.

손승덕의원은 『정 대표의 2선 후퇴요구는 잘못된 것』이라며 『현 골격을 유지하면서 힘차게 전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학원의원 『당의 분위기가 매우 썰렁하다』고 최근 침체된 당내 기류를 지적한뒤 『당사를 중심으로 자주 만나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결속을 강조했다.

○…의원들은 그러나 정 대표의 잇단 실책에 대해 『대선패배로 인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최대한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주변과 상의없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정 대표의 태도에 반발하고 있다.

어느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정 대표는 개인이 아니고 공인』이라며 『한발짝을 움직이든지 한마디를 하든지 당과 의논하거나 당결의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정 대표의 「언행」에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박철언 최고위원 등도 출국문제에 대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정 대표와 일본 출국문제를 의논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냐』라고 반문하며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몇몇 초선의원들은 회의에 앞서 서로 『당이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으며 정치적 장래를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외우내환이 겹치자 국민당 관계자들은 정 대표의 향후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 의원들을 비롯한 국민당 인사들은 정 대표의 2천억원 기금조성 포기선언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차선책」으로 정 대표 중심의 지도체제와 기존의 자금조달방식 유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국민당측은 그러나 최근 검찰의 수사 및 민자당의 강경한 태도가 정 대표와 국민당을 약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압박」이라고 보고 있으며 실제 그러한 상황이 초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2선 후퇴는 현 시점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당무일선에서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상책』이라고 말해 일단 「2선 후퇴론」을 일축했다.

정 대표의 6남인 정몽준의원도 『민자당 의원들까지 정 대표의 굳은 정치활동의지를 보고 「통뼈」라고 하더라』면서 『정 대표의 정치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한영수의원 등은 『정 대표가 96년 총선에 강한 기대를 걸고 있다』며 2선 후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국민당 주변에서는 정 대표가 기금조성 등에 소극적인 점과 현대에 대한 「압박」 등 전반적인 상황악화,정 대표의 심리적 불안정 등에 비추어 전격적으로 「2선 후퇴」를 결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 정 대표 측근에서는 이같은 「일단 후퇴」 방안이 상당수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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