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시끌법석/사열대건축 망치·톱소리 온종인 요란/취임 3일전 공식축하행사 팡파르/21일까지 연5일간 각종 축제 펼쳐【워싱턴=정일화특파원】 백악관 정문앞을 따라 워싱턴시가지를 가로지르는 펜실베이니아로에는 벌써 한달전부터 인도를 막아버린채 요란한 망치소리를 내며 취임식퍼레이드의 사열대를 만들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리무진이 주로 드나드는 동문 바로 오른쪽에 두꺼운 전기톱으로 각목을 잘라가며 3층 높이의 철골조 사열대를 짓고 있고 길건너 맞은편에도 높이는 같으나 넓이는 오히려 더큰 덩그런 사열대를 짓고 있어 백악관을 드나들러나 이 앞을 지나는 일이 여간 성가시지가 않다.
대통령집무실에 바싹 붙어있는 프레스 브리핑룸에서 살펴보면 사열대건축장의 망치두들기는 소리,전기톱을 켜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그대로 들리는 듯하다.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는 한동안 인도는 비워두더니 요즘은 기다란 철제의자를 빡빡하게 길 양옆으로 설치해버려 도무지 발걸음을 이곳으로 옮기지 못하게 돼 있다.
워싱턴은 비단 백악관 앞만이 아니고 국회의사당 그리고 의회와 백악관을 잇고 있는 기다란 잔디밭 등이 온통 오는 20일에 있을 클린턴 새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로 들떠 있는 분위기이다. 아직 부시가 엄연한 미국 대통령으로 백악관을 차지하고 있는 바로 그 앞문에서 클린턴 취임을 위한 요란한 공사를 해댄다는 것이 한국식 사고방식으로는 선뜻 이해가 안간다. 하지만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이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확실히 오는 20일의 대통령 취임행사가 설레는 대축제가 되고 있음에 틀림없다.
현재 대통령 취임식 위원회가 배정받고 있는 국가예산은 대략 2천만달러 정도이지만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은 그보다 몇배가 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클린턴 취임행사의 특징의 하나는 예비행사를 크게 벌이는 것. 지난 80년의 카터레이건 교체때나 88년의 레이건부시 교체때는 취임식행사를 끝낸후 성대한 파티를 한번 하는 것으로 행사를 끝냈다. 그런데 이번은 취임 3일전인 17일부터 공식 축하행사가 시작돼 취임식 다음날인 21일까지 연5일간 떠들썩한 축제를 하게 돼 있다.
취임식 전야제는 클린턴고어의 버스투어,연이은 무도회,3번의 성대한 음악회로 이어지고 있다. 일요일인 17일 클린턴과 고어는 그들이 선거유세때 했던 그런 모습의 버스행렬을 이끌고 미국 제3대 대통령이자 첫 민주당출신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가를 방문하는 것으로 전야제의 막을 연다. 제퍼슨가는 워싱턴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3시간정도의 거리인 몬티젤로에 위치하고 있다. 이어 이들은 아침예배를 드린후 워싱턴으로 돌아와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을 잇고 있는 거대한 잔디밭 광장에서 펼쳐지는 각 주별로 준비한 재회(reunion)파티에 참여하게 된다. 각 주별로 춤과 노래 및 음식 공예품전시 등을 준비해 이날 백악관앞의 「몰」은 꽤 요란한 야외 파티장으로 변할 예정이다. 이어 몰의 북쪽 끝에 있는 링컨기념관에서 음악회가 열리고 음악회가 끝나면 클린턴과 고어는 일단의 행진대와 함께 포토맥강의 메모리얼다리를 건너 존슨서클에 설치해 놓은 「자유의 종」으로 행진해 간뒤 마치 미국 독립기념을 알리는 종소리와 같은 「자유의 종」 타종을 한다.
18일은 몰의 축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클린턴의 모교인 조지타운대에서 외교관을 위한 파티가 있고 이어 이웃 폴거도서관에서 대통령당선자는 자신의 선거운동에 헌신적으로 기어한 전국인사들을 초청해 오찬회를 갖는다.
취임 하루전인 19일은 의회도서관에서 주지사오찬을 갖고 케네디기념음악당에서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 및 청년을 위한 음악회를 각각 연이어 가진후 저녁에는 캐피틀 센터에서 대통령을 위한 파티를 갖기로 돼 있다.
취임식날인 20일은 워싱턴의 메트로 애미교회에서 기도회를 가진후 백악관으로 들어가 부시부처의 영접을 받고 이어 국회의사당으로 가 제42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한후 의사당에서 오찬을 하고 이어 하오에는 의사당에서 시작돼 백악관 정문까지 약 8㎞의 거리에서 가두행진이 펼쳐진다. 부시는 의사당에서 클린턴의 취임식을 본후 그대로 헬기편으로 워싱턴을 떠난다.
취임식날 밤 취임축하를 위한 화려한 무도회가 있다. 21일에는 백악관 공개가 있어 아침 9시부터 이곳이 대혼잡을 이룰 예정이다. 클린턴 취임을 위한 무도회·음악회·가두행진 관람석 등은 적게는 10달러부터 1천달러 이상에 이르기까지의 요금이 붙어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티켓이 사사로이 팔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두행진 관람석까지도 총4만석중 10%정도가 공개적으로 팔리게 돼있어 일반인의 행사접근이 매우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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