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왕세자유부녀간 음란전화도 공개/왕정폐지론까지 대두【런던=원인성특파원】 지난달 별거에 들어간 영국의 찰스왕세자와 다이애나비가 언론의 잇단 폭로성 보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다이애나는 그동안 파경에 빠진 결혼생활의 책임을 찰스에게 돌리고 자신에게는 유리한 기사가 나가도록 언론을 적극 활용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가 하면,찰스는 유부녀와의 전화통화 내용이 보도돼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고 있다.
다이애나가 불화설과 관련해 여론의 동정을 사기위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소문은 지난해부터 돌기 시작했다. 이같은 주장은 12일 공개된 한 편지로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됐다. 가디언지가 입수한 이 편지는 맥그리거 언론중재위원장이 문공부의 의뢰로 중재위 활동에 관한 평가조사를 담당하고 있던 캘커트 변호사에게 두사람의 별거 이틀후에 보낸 것이다.
이 편지에서 맥그리거 위원장은 찰스와 다이애나가 각자 경쟁관계에 있는 대중지들에 결혼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에게 유리한쪽으로 흘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91년 5월 데일리메일지의 사장으로부터 처음들었다고 밝혔다. 그뒤 지난해 6월 불행한 결혼의 원인을 찰스의 성격과 행동탓으로 몰아붙인 「다이애나그녀의 진실」이란 책이 출판된 직후 다이애나가 이 책의 출판에 협조했다는 보도가 대중지에 실렸다. 중재위는 버킹검궁의 확인을 받고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는 한편 대중지의 무책임한 사생활 침해를 반박하는 강도 높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튿날 더 타임스의 발행인이 전화를 걸어 실제로 다이애나가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제보했으며 버킹검궁 관계자도 사실은 다이애나가 관련이 돼 있다고 실토했다는 것이다.
편지가 언론에 공개된 뒤 맥그리거는 다이애나가 적극적으로 언론을 활용했다는 증거를 더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찰스가 이에 맞대응해 다른 대중지에 유리한 이야기를 흘렸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맥그리거의 편지가 보도됨에 따라 다이애나는 여론의 비난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두사람의 결혼생활이 파국에 이른데 대해 그동안 비난의 화살은 찰스쪽으로 더 쏟아졌고 다이애나는 동정을 받는 편이었다. 하지만 대중지들이 왕세자부부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 다이애나가 간접경로를 통해 부부생활의 속사정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언론에 흘린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동정이 비난으로 표변하고 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찰스는 그동안의 비난을 씻고 명예를 어느정도 회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찰스와 그의 옛날 여자친구인 카밀라 파커 볼스라는 유부녀의 전화통화 내용이 꼭 24시간후에 보도됨에 따라 그마저 곤경에 처하게 됐다. 호주의 주간지가 처음 보도한 뒤 13일자 영국 대중지들에 일제히 보도된 두 사람의 전화통화는 음란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언론인은 그 내용이 자신의 딸이 읽을까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대중지들은 이같은 내용은 찰스가 왕위를 계승하는데 결정적인 장애가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러한 일련의 보도로 찰스부부뿐 아니라 왕실전체의 권위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있다. 일부에서는 찰스는 왕위계승권을 아들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왕실의 권위실추가 계속됨에 따라 왕정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점점 공감대를 넓혀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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