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3.01.13 00:00
0 0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되면서 각 부처별로 인수위 보고내용이 요란하다. 12일 하룻동안만도 9개 부처가 저마다 개혁방안을 보고,중기 20∼40% 감세,자동차 주행세 연내 신설,대입정원 3년간 6천명씩 증원,경의·경원선 일부 연내 복구 등 큰 현안들이 실현가능성은 제쳐두고 앞다퉈 거론됐다. ◆그런가하면 대통령당선자의 측근이나 당을 통해 또 여러가지 개혁안이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새 정권 출범전인데도 잇단 정부기구 개편설이 나와 공직사회에 동요를 일으킨 나머지 당선자의 역정을 샀고 부인성명마저 나온바 있다. 관변단체 통합구상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통해 이루헤아릴 수 없는 공약이 쏟아져 나온 것도 모자라 이제는 인수위 보고를 통해 공약·개혁안의 홍수인 것이다. ◆이러다간 새 정권 출범후에는 과연 어떤 개혁안이 채택되어 실천될 여지가 남아날지 궁금하다. 인수위의 역할이란 새 정권 출범을 조용히 준비하는게 마땅하고,측근이나 여당은 선거 때의 공약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인사를 연구하면서 개혁에너지를 안으로 충전시키기에도 남은 1개월여의 기간이 모자라지 않을까 싶다. ◆12년만에 정권을 인수받은 미국 민주당의 클린턴 진영도 우리처럼 요란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도 그곳 언론은 선거 때 공약한 개혁의지의 퇴색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의 경우 3공·유신·5공·6공에 봉사한 각 시·도 인사를 골고루 망라한 인수위의 인사구성을 놓고 개혁의지의 유보라는 소리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 또 인수위 주변에 줄을 대려는 인파마저 몰린다니 정말 듣기 거북하다. ◆맛있는 밥을 지으려면 솥뚜껑을 미리 열어 김을 빼서는 안된다. 설익기 때문이다. 국민이 고대하는 문민정권의 출범준비나 개혁도 맛있는 밥을 짓는 지혜와 무엇이 다를까 생각되는 요즘이 아닌가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