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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기술민족주의」시대”/산업연주최 국제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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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기술민족주의」시대”/산업연주최 국제세미나

입력
1993.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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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개발없인 낙오 불가피/해외이전등 정부 통제 강화/선진국간 전략적 제휴도 급증세계가 산업기술을 무기로 삼는 기술전쟁 시대에 접어들었다. 미국은 클린턴 새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기술 민족주의를 강화할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하나의 시장으로 세계 경쟁주도권 확보를 선언하고 나선 유럽공동체는 산업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기술장벽을 쌓고 있다. 이들 기술 선진국들은 특히 자국 기술의 보호와 함께 선진권 기술이 개도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위해 선진국간 전략적 기술제휴를 추진,개도국들의 기술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12일 산업연구원이 주최한 「최근 국제 기술시장의 구조변화와 대응전략」이란 주제의 국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최근들어 세계경제가 지역주의와 함께 기술제일주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전제,개도국들의 자체 기술력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한국처럼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기피하는 국가들은 앞으로 선진국들과 맞교환할 수 있는 독자적인 고급 기술이나 경쟁력 있는 제조기법 개발에 경제정책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플레처 스쿨의 데니스 사이먼 교수는 「글로벌 시대의 기술보호」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미국의 차기 클린턴 행정부는 지금까지 등한히 해온 산업기술문제를 경제의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기술민족주의를 강조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이먼교수는 특히 상무부와 대통령 직속의 과학기술정책국 및 에너지부 등이 현재 우위를 지키고 있는 자국 기술의 보호와 신기술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고 안보정보를 다루던 미 CIA까지 산업기술 문제에 관심을 높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이먼교수는 클린턴 행정부가 기술개발과 기술이전에 대해 정부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며 핵심기술의 해외이전이나 미국내 전략적인 첨단산업에 대한 과도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규제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이먼 교수는 또 최근들어 미국 일본 EC(유럽공동체)등 기술 선진국들이 산업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공동 전선을 펴면서 선진권 기술의 대 개도국 유출을 막고 있으며 선진권 기업간 기술제휴는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개도국들이 선진기술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보다 진보된 제조능력과 독자적인 개발 기술 등 선진국 기술과 상호 보완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야만 치열한 기술전쟁 시대에 맞설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이진주교수는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기술정책」이란 주제발표에서 기술경쟁 시대를 맞아 과감한 기술투자와 함께 기술에 대한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전제, ▲과학기술 행정부문의 정부내 위상 제고 ▲과학담당 대통령 특보 신설 ▲대학교육의 고급화 등 정부의 획기적인 기술개발 의지를 촉구했다. 그는 또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기술혁신 센터와 지방기술개발 센터를 운영하는 등 기술의 지방화 시대를 추진하고 국제 기술협력을 위한 산·학·연·정의 실질적인 협력체제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 관계자들은 『김영삼 새 행정부의 신한국 창조는 기술개발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산업기술력 보강을 통한 국제 경쟁력 확보를 제일의 정책과제로 제시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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