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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차세대체제」 만들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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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차세대체제」 만들기(사설)

입력
199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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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인 민주당이 선거참패의 후유증을 극복하면서 서서히 제 갈길을 찾고 있다. 「김대중없는 민주당」이 방향을 못잡고 한참동안 헤매는게 아니냐는 예상을 깨고 의외로 조용한 가운데 차세대체제 구축작업에 정진하고 있다. 김대중이후의 새로운 야당모습을 갖추기 위해 오는 3월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한편 지도체제는 「대표는 하나로 하되 운영은 여럿이서 하는」 단일과 집단의 혼합형으로 결정했다. 예상보다 빠른 진도를 보이고 있는게 눈에 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은 차분하고 질서있는 분위기에서 새 체제를 정비하고 있는 모습이 든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돌이켜 보면 김영삼·김대중 양씨가 주도해오다시피했던 최근 몇십년간의 야당사는 과잉경쟁 양상으로 인해 극심한 내분으로 얼룩졌었다. 약한 야당이 겪는 내우외한을 보면서 국민들도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했던 지난날이었다. 그러기에 김영삼씨에 이어 김대중씨마저 떠나버린 오늘날의 야당을 보는 국민의 감회는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금 민주당은 전통 야당의 혈통을 이어받은 민주공당답게 새 시대를 여는 출발부터 순항을 보이고 있다. 차세대 주자들이 외부압력이나 내부 제약없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음껏 선의의 경쟁을 펼치려는 자세에 국민들도 호감을 갖고 있다.

때마침 깨끗한 정치를 선언하고 나섰던 12명의 초선의원들이 그동안 정치비용을 공개하는 등 신선한 자정바람마저 일으키고 있어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한층 더 부풀리게 하는 시점이다.

더구나 새 시대 새 정치를 부르짖고 나온 신당들간에 50억원 수수설이 그들 입에서 스스로 나오는 등 도덕과 신의에 대한 시비가 일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럴수록 민주당에 거는 국민의 희망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체제가 탄생될 때까지 모범적인 당내 민주주의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민주당이 전통야당으로서 얼마나 민주역량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는 앞으로의 경쟁과정에서 판가름날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은 깨끗하고 공정한 분위기에서 정정당당하게 겨루어 승패를 결정짓는 민주축제의 모습을 민주당에서 구경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바로 수권정당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은 퇴장해 버렸지만 40대 기수론으로 야당의 세대교체를 선언하면서 두김씨가 등장했을 때에도 페어플레이의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전통을 남겼다는 역사적 사실도 잊지말아야 한다.

국민들은 앞으로의 당권경쟁을 통해 어떤 사람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야당의 새 세대로 부상하는지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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