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활동등도 점수화 부작용 우려/일선고교 경험없어 우왕좌왕/상위대선 반영률 자율화요구94학년도 대학입시부터 고교내신성적 반영비율을 현행 30%에서 40% 이상으로 높이기로 한 교육부의 방침에 대해 대학과 일선고교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현행 평가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학교별로 상대평가 하고있는 현실에서 학업성적(80%) 출석상황(10%) 뿐 아니라 특별활동·행동발달사항 및 봉사활동(10%) 등도 점수화돼 평가의 신뢰도와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치맛바람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대부분의 일선고교는 학력평가 이외의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교육부의 세부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입시제도 개혁취지는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덜어주고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학별 고사와 대학수학능력시험 보다는 내신성적에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들이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대학별 고사를 치르기로 결정함에 따라 수험생들에게 이중삼중의 부담을 안겨주게 됐다.
상위권 대학들은 의무반영비율을 정한 것은 대학의 학생선발권을 제한하는 처사라며 95학년도부터는 자율에 맡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내신반영 비율이 입시총점의 40% 이상이나 학업성적만으로 보면 10.2%에 불과,변별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입시총점이 5백점일 경우 교과성적은 내신총점(2백점)의 80%로 1백60점이 된다.
최하등급도 기본점수가 1백25점이 주어지기 때문에 1등급과의 점수차는 35점이다. 학교생활 점수차이는 16점으로 1등급과 15등급간에는 기본점수를 제외하고 51점의 점수차이가 생겨 입시총점상으로는 10.2%가 반영되는 셈이다.
한편 특별활동 등 학교생활평가는 5등급으로 나누어 절대평가 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주관이 개입되거나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만점을 줄 우려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대 백충현 교무처장은 『내신성적이 변별력을 갖추려면 외국처럼 고교의 랭킹에 따라 차등점수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우리나라 현실여건상 어려운 일』이라며 『서울대가 당초 대학별 고사과목수를 국어 영어 수학을 포함해 7∼8과목으로 하려던 취지도 내신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고교 내신제도를 다시 손질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연세대 이종성교수(교육학)는 『내신점수폭은 좁고 대학별 고사성적폭은 천차만별로 큰데다 지원자의 내신성적 분포가 대체로 비슷해 실제로는 내신성적 반영비율이 높지 않게 나타난다』며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대입 전형점수체계에 표준편차를 인정하는 것이 첩경』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신입생들을 관찰해보면 내신성적이 대학에서의 수학능력 여부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데도 실제로는 학력고사 등이 전형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입시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각 대학의 실정에 맞는 내신반영제도를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연세대 한준상교수(교육학)는 『현행 내신제도의 단점은 지역간 차이가 고려되지 않아 신뢰도가 떨어지는 등 공정성 결여』라며 『내신이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학생의 질,시설 등의 평준화가 선행돼야 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내신성적 산출의 근거가 되는 시험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 이성호교수(교육학)는 『내신성적을 40% 이상 의무적으로 반영할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정하고 학교생활성적 평가기준을 합리적으로 마련해야 교사들의 주관을 배제,내신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림여고 진학담당 안중석교사는 『교과성적 외에 행동발달,특별활동상황,교내외 봉사활동 평가방법은 교육부의 세부지침에 따르겠지만 특별활동 등이 활성화돼 있지 못해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신림고 강성국 교무주임도 『학교생활 성적을 점수화하려면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축적해야겠지만 일일이 기록을 남기고 점수화해야 하므로 업무량이 폭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교육부는 학교별로 상대평가방식인 현행 고교내신제를 장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한국교육개발원에 전국 고교생의 학력을 절대평가할 수 있는 준거를 마련해주도록 연구용역을 의뢰해놓은 상태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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