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삼강평원/고구려·발해인의 넋 깃든 만주벌판/대륙종합개발,중국과합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강평원/고구려·발해인의 넋 깃든 만주벌판/대륙종합개발,중국과합작

입력
1993.01.11 00:00
0 0

◎우리손으로 옥토 일군다/1억평 규모…「안중근농장」명명/올봄 첫 파종… 마무리작업 한창/4년 대역사 공정90%… 조선족고용 운영고구려와 발해의 영화가 묻혀있는 만주벌판 삼강평원이 한국인의 손으로 옥토가 돼간다.

한국의 대륙종합개발(회장 장덕진)과 중국의 흑룡강성 농업개발총공사가 합자설립한 한중합자 흥룡강 삼강평원 농업개발 유한공사가 개발중인 삼강평원내 부금시일대 1억1천4백만평(3백76㎢)의 농장에선 올봄 첫 파종을 목표로 수리공사와 마무리 경지정리 작업이 한창이다.

간간이 쌓여있는 눈사이로 검은 토양의 대지가 끝없이 펼쳐진 이 농장은 한쪽끝에서 반대편 지점까지의 거리가 80∼1백50㎞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으로 복판에는 이도강이 흐른다.

삭풍이 살을에는 가운데 지평선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오는 광활한 평원은 만주벌판을 호령하던 고구려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안중근농장」으로 이름붙여질 이 초대형 농장은 러시아와의 국경을 구분짓는 흑룡강과 우수리강,중국내륙을 흐르는 송화강 등 3개강이 형성시킨 충적지로 유기질이 풍부하고 비옥한 토양. 겨울에는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가는 동토이지만 4∼10월에는 영상 20∼3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며 평균무상일수 1백46일 일조시간 2천5백 시간으로 강수량도 풍부하다.

삼강평원의 총면적은 14만4천7백㎢로 남한의 1.2배에 해당되며 현재 62개의 대형농장이 있다. 이중 삼강평원 중심지에 있는 안중근농장의 규모는 여의도를 44개이어 놓은 크기로 흑룡강성의 성도 하얼빈시에서 차로 10시간이상 달려야 닿는다.

이처럼 비옥한 토지가 지금까지 개간되지 않은 것은 수리시설이 없어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범람,홍수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대륙종합 개발이 89년 중국의 개방화 정책일환으로 삼강평원개발을 제의받았을 때부터 가장 신경을 썼던 분야도 수리시설 건설이었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이 지역에 폭 1∼1.5㎞ 총연장 27㎞의 인공운하인 신칠성하 등 대규모 배수시설을 완료했으며 평원의 각 지류를 이도강으로 연결하는 기초 배수관 공사를 하고있다.

농장개장을 위한 준비작업은 90%정도 완료됐으며 이미 1백80마력짜리 대형트랙터 1백여대,대형콤바인 1백20대,개간용 궤도트랙터 20여대를 외국에 발주했다.

봄이 되면 대형트랙터 1백여대가 밭을 갈면서 아득한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다가 3∼4시간뒤 되돌아오고 비행기로 농약을 살포하는 장관을 볼수 있게 된다.

또 조선족 등 농부 4백여명을 고용하게 된다.

안중군 농장에서는 1단계로 매년 콩7만톤 밀2만톤 옥수수 2만톤을 수확,조선족이 많이사는 동북3성에 공급하고 부금시까지 들어오는 철도나 아무르강 등 수상수송을 이용,한국 등에 수출할 예정이며 2단계로는 대규모 목장을 조성,목축 가공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안중근 농장측은 쌀도 수확할 수 있으나 한국의 쌀시장 개방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당분간 벼농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합작조건은 총투자액 3백27억원중 한국측이 2백24억원을 대고 중국이 나머지 1백3억원과 토지를 제공하게 되며 토지사용 기간은 1차로 70년이다.

삼강평원 농업개발 유한공사 유가강총경리(43)는 『농장 개발사업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으며 경제성도 충분하다』며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한중경제 협력이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중국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을에 고구려와 발해의 후손들은 땀흘려 경작한 콩 밀 등을 보람속에 수확하게 될 것이다.<삼강평원에서 강진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