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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강공일변도/김영걸 국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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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강공일변도/김영걸 국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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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후 세계의 단일패권을 거머쥔 미국의 「목조르기」 전략으로도 이라크·리비아·북한 등의 반항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전면적 재발위기가 고조됐던 걸프상황이 9일 아침 이라크의 미사일 철수로 일단 고비를 넘었지만 미국의 강압주의와 후세인이 남아있는 한 불씨는 꺼지지 않은 셈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미국은 국제여론을 무시하는 일부 「말썽국가」들을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재차 과시했다. 산적한 국내문제에도 불구,세계경찰의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걸프전 종결이후 미국 등 서방이 취한 대이라크 제재방식에는 세계여론이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물론 「주권침해」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지만 이라크가 전 범국가인데다가 제재행위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 등 국제법적 근거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라크와 유사하게 미국에 찍힌 국가가 리비아다.

지난 88년 발생한 팬암기 폭파사건과 관련해 유엔의 경재제재를 받고 있는 리비아정부는 걸프위기가 극에 달했던 9일 상오 6시(그리니치 표준시간)를 기해 모든 국경통로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발단은 아브라함 모하메드 알 바카르 리비아 법무장관의 죽음이다. 알 바카르 장관은 지난 6일 튀니지로부터 자동차편으로 귀국하던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리비아측은 이 사고의 원인이 부분적으로 유엔의 경제제재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지난해 4월부터 발효된 안보리의 대리비아 제재조치의 하나인 항공기운항 금지로 인해 육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고 이것이 곧 그의 죽음으로 이어졌다는 논리다. 논리의 타당성을 떠나 「오죽했으면」하는 동정이 앞선다.

미국은 2차대전후 민족주의 혹은 반제국주의 정서가 강한 제3세계 국가들을 길들이는데 애써왔다. 때로는 강경하게 힘을 내세워,때로은 경제제재와 같은 저강도 전략으로. 특히 아랍권 국가에 대해서는 병적일 정도로 예민해왔다.

그러나 탈냉전시대의 새로운 국제질서는 이같은 미국의 태도에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리비아의 경우에서 보듯 지나친 압력은 쇄국에 가까운 고립주의나 예측불허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이는 북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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