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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 언론인윤리 논란(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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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 언론인윤리 논란(세계의 창)

입력
1993.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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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앵커 기업비리 연루드러나/일각선“정부비판 기자 고의탄압”【파리=한기봉특파원】 유명 언론인이 사업가의 호사스런 향응을 받으며 즐기는 것이 반윤리적인가,아니면 윤리와는 무관한 개인의 사생활에 불과한 것인가.

프랑스에서는 최근 부동의 최고인기 TV앵커가 대사업가의 회사자금유용사건에 연루되면서 언론인의 직업윤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함께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에 대한 권력의 고의적인 탄압이라는 측면도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가을 리옹의 한 사업가가 수백만 프랑의 회사돈을 유용한 사건에 대한 수사에서 비롯됐다. 기소된 사람은 제약회사 등 유수의 회사를 거느린 피에르 보통이란 젊고 유명한 사업가. 그는 리옹시의 시장이면서 프랑스 제1야당인 공화국연합(RPR)의 주요정치인 중 한명인 미셸느와르 의원의 사위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수사결과 유용된 자금 중 상당액이 프랑스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TF 1TV의 저녁뉴스 앵커인 파트릭 프와브르 다르보 등 유명언론인들의 향응성 경비로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르보 앵커는 민영인 TF1의 간판스타로 프랑스에서는 이름 첫자인 PPDA로 통하는 가장 유명한 앵커이자 기자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이사건의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소환,신문을 받았다.

다르보는 89년부터 20여차례 보통의 호화로운 국내외 여행 및 파티,축제 등에 초대되고 선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통이 지급한 비행기 표값만 15만 프랑(2천3백만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업가는 자신의 제약회사인 비비앙사의 이미지를 높이고 광고효과를 위해 유명인들을 약사 등이 관련된 행사에 초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앵커인 그 자신이 뉴스의 주요소재로 다뤄지면서 프랑스 사회에 직업윤리에 대한 논란을 가열시켰다.

프랑스는 지난해 보건당국자가 에이즈에 감염된 혈액을 시중에 공급한 사건을 필두로 집권사회당의 불법정치자금 조달,잇다른 유명 정치인과 공직자의 불법적인 영향력 행사,횡령사건 등 부정부패 스캔들로 얼룩져 공인의 윤리의식에 대한 사회의 지탄이 고조됐다.

유명언론인이 자신의 유명세를 발판으로 주요정치인의 인척인 사업가의 향응을 계속 받으며 사치스런 생활을 즐기는 것은 반직업윤리적이라는 비난이 대체로 앞섰다. 일부에서는 기자윤리강령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그가 1년전 쿠바방문시 자료화면을 이용,마치 카스트로를 직접 인터뷰한 것처럼 조작한 선례가 있어 그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은 커졌다.

그러나 막상 다르보 본인은 이는 사생활의 차원일 뿐이라며 자신은 윤리적으로 지탄받을 일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수년전부터 이 사업가와 우정을 나눠왔으며 그나 그의 사업에 대해 유리한 어떤 보도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르보는 또 이번일은 정부권력의 음모와 국영 F2(구앙텐2)TV의 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르보는 그가 진행하는 뉴스와 「알 권리」라는 그의 추적프로그램 등에서 대체로 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왔다. 그의 하오 8시 뉴스는 경쟁사인 국영F2 뉴스보다 훨씬 높은 40%의 시청률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는 부시는 댄 래더(EBS 앵커)를 미워했다며 미테랑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당 정부가 자신을 매장시키기 위해 고의로 이같은 정보를 흘렸다는 것이다. 이같은 그의 주장을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있기도 하다. TF1사도 그의 생활과 그의 보도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그를 지지하고 있다.

다르보는 스캔들 이후에도 계속 마이크를 잡으며 명성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를 대표하는 언론인에 대한 일반국민으 신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한 신문은 언론과 기업,정치가 얽힌 이 사건을 프랑스 도덕위기의 상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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