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와우」 충격/무면허업자 81년 건축/3층 허가 불구 4층짓고 옥상도 입주/철근두께·사용량등 규정 크게 못미쳐【청주=장연철·한덕동·서의동·김병주·전성우기자】 70여명의 사상자와 엄청난 재산피해를 낸 청주 우암 상가아파트 화재·붕괴사고는 건물 부실시공과 LP가스 관리소홀 등이 복합돼 빚어진 어이없는 참사였다. 더구나 이번 사고는 33명이 사망했던 70년 4월의 서울 와우아파트 붕괴사고이후 최대 인명피해 사고인데다 지은지 불과 10여년밖에 되지않는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린 사고여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사고 아파트 상인과 주민 대부분이 화재보험에 기입돼 있지 않아 피해보전도 막연한 실정이다.
사고건물은 81년 12월 당시 청주에서 남부 상가아파트를 짓는 등 활발한 건축사업을 벌인 주택업자 최계일씨(부도후 잠적)에 의해 건립됐는데 최씨는 무면허 건축업자로 밝혀졌다.
최씨가 시장부지를 시청으로부터 불하받아 지은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 연건평 2천7백40평 규모의 라멘조슬래브식 주상 복합건물로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점포 53개가 입주해있고 그위에 3개동으로 구분돼 지어진 2∼4층에는 사무실 8개와 아파트 59가구에 70세대 2백82명의 주민이 입주해있다.
이 건물은 당초 80년 8월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건축허가를 받고 공사도중 3차례의 설계변경을 통해 1개층을 더 올리고 옥상에도 2가구를 추가로 짓는 등 건축상식에 어긋나는 시공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하층 지반공사에서도 철제빔을 50㎝ 간격으로 설치해야 하는데도 2∼5m 간격으로 시공했고 25㎜ 굵기 규격철근의 절반도 안되는 10㎜ 철근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너져내린 잔해에선 철근이 별로 보이지 않아 시공당시 공사비 절감을 위해 법정 철근수보다 적게 시공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부실시공으로 이 건물은 입주초부터 옥상이 균열돼 빗물이 새고 벽에 금이 가는 하자가 발생했는데 주민들이 지난 85년 근본적인 하자보수를 요구하며 집단농성을 벌이기도 했으나 시공회사와 청주시측이 발뺌하자 86년 가구당 1백만∼2백만원씩 거두어 자체 보수를 했다.
올초에도 2천만원을 갹출,벽면보수를 하려던 참이었다.
연건평이 9천90㎡인 이 건물은 5천㎡ 이상이면 3년마다 관할시청에 관리사항을 정기보고토록 돼있는 건축법을 지켜야 하는데도 준공이후 관리자측의 보고와 시청의 감시가 단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청주소방서측은 구랍 30일 특별 소방점검을 통해 옥내 소화전과 자동화재 탐지기 등을 1월27일까지 설치,보수하도록 관리사무소측에 시정명령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정확한 붕괴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상가 등에서 조리용으로 쓰던 LP가스가 폭발한 것이 직접 원인일 가능성이 커 평소 가승의 안전관리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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