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헤라클레스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아들 안타이오스의 도전을 받아 결투를 벌였다. 안타이오스는 그의 어머니인 대지와 접촉하고 있는 한 누구도 꺾을 수 없는 힘을 발휘했다. 헤라클레스는 마침내 그를 번쩍 쳐들고 공중에서 교살해버렸다. 이런 신화를 연유로하여 고대 그리스인들은 지구를 살아있는 실체를 의미하는 명칭인 가이아라 불렀다. ◆지금도 이따금 지구의 생물,대기,태양,지표 등이 함께 복잡한 시스템을 형성하여 하나의 생명체처럼 유지돼 간다고 간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지구 자체가 자정능력을 가진 거대한 생명체라고 주장하지만 「네이처」(Nature)같은 최고수준의 과학 전문잡지들은 그런 「가이아」 이론이 담긴 논문의 게재를 거부하고 있다. ◆8만4천5백톤의 원유를 실은 라이베리아 선적의 유조선 브레이어호가 지난 5일 영국 북쪽 셰틀랜드제도 인근해역에서 좌초,기름이 대량으로 누출되어 그 주변에 서식하는 61종 50여만마리의 조류가 큰 재앙에 직면하고 있다. 기름을 잔뜩 뒤집어쓴 물개의 모습도 목격됐다니 그곳 생태계의 참혹한 파괴상을 아픈 마음으로 상상하게 된다. 설사 지구가 자정능력을 가진 생명체라해도 이런 대량오염이 빈발하면 살아남을 길이 없다. ◆89년 3월24일 유조선 엑슨 발데즈호가 알래스카 근해에서 좌초,4천2백만리터의 원유를 쏟아냈고 91년 1∼2월엔 걸프전에서 이라크측이 9억1천2백만리터의 기름을 바다에 퍼부었는가하면 92년 12월3일 그리스 유조선 에게해호는 스페인 근해에 원유 8천7백만리터를 흘렸다. 이렇게 빈번하게 대량의 기름을 바다에 퍼부어대면 해양조류 뿐 아니라 인류 생존자체가 위협받는다. ◆학계 일각에선 바다수면이 매 12년마다 약 1인치씩 높아진다고 하면서 일부 해역의 수면밑 온도가 50년부터 92년까지 사이에 화씨 0.4도내지 1.6도 높아진 변화에 주목한다. 그러나 확실한 원인은 모른다. 이번 원유누출도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모른다. 영문 모르는 사람들이 예상치 않은 시기에 전혀 낯선 재앙을 겪을 수 있다는데에 생태계 왜곡의 공포가 담겨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