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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 당직자·연청회원초정 고별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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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 당직자·연청회원초정 고별오찬

입력
1993.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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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졌지만 나는 행복한사람”/지역감정·정적 빨갱이 모는 풍토 아쉬워/새롭고 튼튼한 야당돼야 나라장래 밝다김대중 전민주당대표는 7일낮 여의도 63빌딩에서 중앙당직자,연청회원 등을 초청한 고별모임을 갖고 대선패배에 대한 심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털어놓으며 당의 분발을 당부했다.

이기택대표를 비롯,1천4백여명이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 김 전대표는 20여분간의 인사말을 통해 『이번에 내가 겪은 시련을 다시는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고 주변을 격려했다.

이날모임은 김 전대표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환교수로 출국하기에 앞서 마련한 고별모임중의 하나로 김 전대표는 5일 저녁 민주당 출입기자들과,6일에는 민자당 소속의원 및 지구당위원장들과 비슷한 모임을 가졌다.

다음은 김 전대표의 이날 인사말 요지.

『이렇게 과분한 환대를 받게돼 감사하다. 3번이나 대권에 도전하면서 여러분에게 무한한 신세를 졌다.

여러분이 흘린 피와 땀,정성과 기대는 책으로 써도 한 권으로는 모자랄 것이다. 부덕의 소치로 세번이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를 지었다.

비록 패배했지만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든다.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의 당이 모든 정성을 다해 선거를 치렀고 8백만이 넘는 국민이 우리를 지지했다. 나에게는 과분한 일이다.

아직도 아쉬운 마음에 수많은 이들이 통곡을 하며 슬퍼하고 있고 심지어 의욕마저 상실한 모습을 볼 때 김대중이가 뭐길래 하는 송구스런 마음뿐이다.

정계를 뜨면 사생활을 누리고 주변의 무관심 속에 자유롭게 사는 것도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꼭 그렇게 상황이 전개되지 않아 당황스럽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정리돼 있지 않으나 여러분에게 협력할 일이 있다면 정치권 밖에서 할 생각이다.

일생을 훌륭하게 살았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힘껏 살았다고 자신할 수는 있다. 숱한 도전에 최선을 다해 응전해왔다.

공부도 하고 반독재투쟁도 했으며 열심히 정책을 개발해왔다. 앞으로도 정치권 밖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살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이번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와 자신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패배했고 그 패배는 국민의 공정한 심판이나 정책대결에 의한것이 아니라 또다시 저주스런 지역감정에 의한 것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만하면 된다는 식으로 가치관이 전도된 현실이 안타깝다.

권위있는 한기관에서 3당정책을 비교평가 한데서도 드러나듯이 우리당의 정책은 가장 우수한 것이었다.

군사통치시대,아니 미군정 시대때부터 정적을 빨갱이로 몰아왔는데 이는 모두 민족정통성이 제대로 서지 못한 때문이었다.

일제때 고등계 형사가 광복후 경찰서장이 되고 만군에서 일본을 위해 전쟁을 수행한 자들이 군을 장악하고 총독부의 관리들이 그대로 관리로 남는 등 출발부터 민족정통성을 세우지 못했다.

우리당은 민족정통성을 바로 세우고자 했으나 그것을 원치않는 세력에 의해 좌절당했다. 희생당하는 사람 따로,재미보는 사람 따로,일하는 사람 따로,돈버는 사람 따로 있는 현실,빈부격차,도농간격차,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지역간의 격차 등 모순구조를 극복하고자 했으나 이를 원치않는 세력이 있었던 것이다.

국가와 민족,그리고 후손을 위해 올바른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조그마한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에 의해 좌절됐다.

또 우리는 일부언론의 왜곡차별 보도에 의해 군사정권이 심어놓은 이미지를 벗지 못한채 선거에서 큰 시련을 겪었다.

이같은 현실은 아직도 여러분을 둘러싸고 있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이런 문제들을 다시 결정적인 순간에 여러분을 좌절시킬 것이다. 내가 겪은 시련을 다시 겪지않게 되기를 당부한다.

민주당의 책임은 어느때보다 크다. 민주당이 튼튼히 발전하지 않으면 이나라의 장래가 밝지 못하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응전과 승리를 당부한다.

우리를 지지한 8백만,아니 민자당의 집권을 반대한 1천4백만의 유권자가 있었음을 깨닫고 이들을 민주당곁으로 집결시켜야 한다. 나도 정신적으로 나마 여러분들을 도울 것이다.

정계은퇴 선언을 할때는 당적도 버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무책임하고 당에 대한 배신인 것 같아 여러분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물러나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나는 여러분이 국민의 김대중,민족의 김대중,세계에 내놓을만한 김대중으로 발전하라는 말씀을 새겨 열심히 살것이고 국민과 민족을 위해 살고 후손에게 자랑할 수 있는 김대중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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