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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해/김철훈 문화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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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해/김철훈 문화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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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해를 맞아 출판인들은 가슴이 부풀어있다.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지식산업」임을 자부하며 책을 만들어왔던 이들은 한결같이 올해가 우리나라 출판발전의 원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범출판계의 의견을 담아 「책의 해 조직위원회」가 일년내내 펼쳐질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고 이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한 덕분에 새해를 맞은 시민들은 어느정도 고무된 느낌이다. 수천군데에서 수천명의 유명작가가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고,책과 연관된 장소에 기념비를 세우며 책의 장을 확대하는 각종 책전시회와 퍼포먼스가 계획돼 있다. 출판계는 또 「독서진흥법」 제정을 비롯한 제도의 개선과 함께 한국출판의 세계화를 위해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행사들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책의 해 행사들이 시민들의 책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킬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연말 도서상품권을 이용한 책의 선물이 폭증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책이 읽히는 것은 그 사회의 분위기에 좌우된다는 속성이 이벤트성 행사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그러나 이번에 마련된 각종 책의 해 행사들은 겉모양에 너무 치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출판문화의 내실을 다지고 근본적인 「책을 읽는 분위기」 조성에 대한 모색이 조금 모자랐다는 것이다. 출판인들이 책의 질을 높이고 좋은 책을 만들겠다는 자발적인 결의,좋은 책을 마음놓고 만들 수 있는 정책적 지원에 대한 논의,유통구조의 개선 등 현안타개에 대한 방법모색,국민들이 교양인으로서 독서를 할 수 있는 여건 마련 등 근원적인 일들이 함께 진지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최초의 금속활자를 주조했지만 「책을 안읽는 국민」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우리 국민이 올해를 「출판문화 부흥」의 원년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깊이있는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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