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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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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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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5년전 임기말을 앞두고 전두환대통령은 자신이 집권을 연장하지 않고 임기안에 물러나는 것을 커다란 자랑처럼 얘기하곤 했다. 헌법을 준수한다고 선서까지 한 대통령이 법정임기를 지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할 일이다. 그럼에도 크게 생색을 냈던것은 전임자들의 장기집권 때문이었으리라. ◆만일 당시 전 대통령이 집권연장을 시도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해도 소름이 끼친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보아 상상도 할수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어림도 없는 것을 시도하지 않은것은 국가나 개인을 위해 다행스런 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임기내 퇴임은 5공의 공적 1호로 꼽을만 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5공이 끝난뒤에 나온 역사와 국민의 심판은 달랐다. 자신이 자랑했던 임기말 퇴임을 평가하는것은 고사하고 강권통치에 의한 온갖 부정과 비리가 심판대에 올려졌다. 자신이 백담사로 가고 청문회에 나갈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국민들에 의해 물가안정이 5공의 가장큰 치적으로 꼽힌것은 6공에 와서였다. ◆5공에 대한 평가가 5공이 끝난뒤에 이뤄진것처럼 6공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난 5년동안 있었던 숱한 일들중 어떤것이 옳고 글렀던가는 노태우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난뒤에 국민과 역사가 준엄하게 평가할 것 이라는 것이다. 그런뜻에서 지금 나오는 성적표는 별 의미가 없다. ◆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의 신년인사 자리에서 자신이 물대통령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약하게 보였던것이 역사에 이바지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또 『지금에 와서도 나를 물같은 대통령이라고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시점에서 이런 자평에 동의하는 국민도 있겠지만 그렇지않은 의견도 있는 것 같다. 훗날 역사의 판결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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