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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공포 한반도엔 남아있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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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공포 한반도엔 남아있다(사설)

입력
1993.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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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의 제2단계 전략무기 감축협정 조인은 핵무기 경쟁 20년을 청산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이 협정으로 미국과 러시아 두나라는 앞으로 10년동안 핵탄두를 대충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게 된다. 두나라 합쳐서 약 1천5백기의 전략핵무기를 폐기해서 미국 3천5백기,러시아 3천기를 갖게될 것이다.무엇보다도 가공할 대량 살상무기인 다탄두 미사일의 완전 폐기에 합의한 것이 부시 행정부의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써 한꺼번에 10개에서 14개의 핵탄두를 실어나르는 러시아의 SS18 미사일이 완전 폐기될 것이다.

군사적으로 볼때 이번 제2단계 전략핵무기 감축협정은 「핵공포로부터의 해방」을 향해 20년동안의 핵무기 경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이미 미국과 러시아가 보조를 같이하고 있는 「냉전청산」의 예정된 계획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에 걸쳐 약 1만5천기의 핵무기를 해체한다는 협정이 실천될 수 있는가 하는데에는 많은 불안이 깔려 있다.

이 2단계 협정은 재작년 부시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명한 1단계 협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앞으로 7년동안 전략핵무기를 30% 줄이기로한 이 협정은 소련붕괴후 우크라이나가 비준절차를 미루고 있다. 세계 제3위의 핵보유국인 우크라이나는 핵무기 해체비용 15억달러를 미국측에 요구할 뿐 아니라,핵무기 포기에 대한 정치적 대책를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막대한 해체비용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러시아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민동맹 등 보수파의 입김이 강한 의회에서 순조롭게 2단계 협정비준이 이루어질 것인가도 문제다. 비준된뒤에도 10년동안 러시아 국내 정치의 흐름이 보수쪽으로 기울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냉전 청산이라는 역사의 대세를 의심하는 사람은 적다. 우리는 오히려 강대국 중심의 통제권 밖으로 핵무기가 확산돼가는 추세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미국의 정보보고는 파키스탄에 이어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해가고 있다고 했다. 이라크나 리비아도 서방측의 의혹을 사고 있다.

그중에서도 북한의 핵개발 의혹은 냉전 청산이후 국제정치 최대의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한반도는 2단계 전략핵무기 감축협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핵공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냉전청산의 세계사적 대세에 역행하려는 북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핵폭탄이 결코 체제유지용 지렛대가 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에 눈을 돌릴 것을 북측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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