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집세·원거리 통근등 싫다”/불황 심해진 91년부터 급속 증가【동경=이상호특파원】 일본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최근 「도쿄(동경) 탈출붐」이 크게 일고 있다.
동경의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이나 지방의 기업에 취직하는 「유턴」(UTURN) 「아이(애)턴」 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경기불황이 심각해진 지난해 가을부터 부쩍 늘어난 현상이다.
지난 여름 요미우리 신문사가 주최했던 유턴 설명회에는 예상 청중의 3배가 넘는 6천여명이 몰려 주최측을 놀라게 했다.
노동성 직업안정국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각 직업안정소 등에 신규등록한 유턴 희망자는 89년 9천여명에서 90년 1만4천6백명,91년 1만7천1백명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도 1만3천1백명에 달했다.
이들을 받아들이는 지방기업들도 우수인재 확보라는 측면에서 적극적이다.
노동성이 발표한 지난 10월의 유효 인구비율(구직자수를 구인자로 나눈 비율)은 전국평균이 0.96배로 갈수록 차츰 낮아지고 있지만 지역별로 보면 기후(기부),나가노(장야)현 등 1.5배를 초과하는 곳이 많다.
또 노동성의 지역고용 동향조사에 따르면 10월 하순을 기준으로 전기,자동차 등 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방기업들이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유턴 희망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3악」 때문이다. 즉 도쿄의 높은 집세,원거리 통근,초과밀현상 등이 주범이다.
여기에 최근 불황이 심해지자 대기업들이 젊은 샐러리맨들을 공장으로 보내는 등 고용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불안을 느끼게 했다.
이에 따라 유턴전문 구인정보지가 생겨나는 등 잡지에서 「유턴특집」이 대유행이다.
지난 10월에 창간된 「유턴」지는 전국 1백6곳의 구인정보를 실었으며,대표적인 전직 정보지인 리쿠르트사 발행의 「빙」지는 최근 도쿄 탈출 샐러리맨을 대상으로 「도쿄 탈출 매거진」이란 이름의 임시 중간호를 발행했다.
이 중간호에는 전국의 3백60여개소가 소개돼 있는데 독특한 것은 농림업·축산업 등의 1차산업 코너이다. 기후현의 병아리 사육회사,나가노현의 양 사육회사 등이 도시의 젊은 샐러리맨들을 유혹하고 있다.
노동성 관계자들은 불황에 도시기피 젊은층의 증가로 이같은 유턴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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