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3일낮(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 블라디미르홀에서 역사적인 제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에 조인했다.양국 정상이 서명한 STARTⅡ는 오는 2003년까지 미·러시아의 전략핵무기를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협정이 양국 의회에서 비준될 경우 미국은 3천5백기의 전략핵무기를,러시아는 3천기를 각각 보유,양국의 핵전략은 30년전 수준으로 대폭 축소된다.
이번 협정의 조인으로 인류를 대량 살상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핵무기인 지상발사 다탄두 핵미사일이 완전 폐기되며 이외의 핵무기 역시 단계적으로 폐기 또는 감축된다.
양국 정상은 한편 이번 조인에 앞서 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개혁문제,유고슬라비아의 분쟁해결 방안 등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옐친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국 정상은 당초 흑해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회담을 열 예정이었으나 현지 기상악화 등으로 회담장소를 모스크바로 변경했었다.
◎해설/대량 살상용 다탄두 완전 폐기등/냉전잔재 청산 세계 핵공포 줄여
【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이번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STARTⅡ는 냉전시대의 유산을 청산하고 지구를 핵전쟁의 공포로부터 해방시켰다는 점에서 역사적 상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91년 STARTⅠ 타결로 미소간 핵무기가 대폭 감축된데 이어 이번 STARTⅡ 조인으로 인류는 금세기말 또는 차세기 초까지 최소한 핵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상당수준 해방됐다.
특히 무차별 다살상무기였던 지상발사 다탄두 핵미사일이 완전 폐기됨으로써 대량파괴 및 살상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전략무기감축협상이 급진전하게 된 까닭은 구 소련의 해체,통합유럽의 출범 등 국제적 환경이 과거의 이데올로기의 대결보다는 경제문제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경제회복이 중요하며 구 소련을 승계한 러시아 역시 강대국 반열에 명실공히 자리를 차지하려면 경제개혁이 시급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엄청난 개발·유지비가 들어가는 핵무기를 우선 폐기하는 것이 군사비를 대폭 감축할 수 있는 첩경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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