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한국의 새 희망/「우리별 2호」에 건다/9월1일에 역사적 발진/“그날이 우리들 새해”/뜬 눈으로 새벽맞아한국 과학기술원의 이현우(25)·민승현(23) 두 젊은과학자는 계유년 첫새벽을 여느때처럼 대덕연구단지 인공위성센터서 뜬 눈으로 맞았다. 보름후면 완성될 인공위성 「우리별 2호」실험 모델의 마무리 점검때문이다.
우리별 2호는 설계에서부터 제작·환경시험·실제 운용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우리 과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명실상부한 국산 1호 인공위성.
황영조 선수가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제패하던 지난해 8월11일 첫 대한민국 국적 1호 인공위성 우리별 1호가 떠오른데 이어 이들이 만든 우리별 2호는 대전 엑스포기간인 9월1일 우주로 발진하게 된다.
이 연구원 등은 21명의 20,30대 젊은이들로 구성된 우리별 2호 연구팀에서도 가장 막내들이지만 위성의 자세 제어부와 송신부를 맡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별 2호는 무게 48.6㎏,크기 3백52×3백56×6백70㎜로 1호와 규격은 같지만 운용궤도를 지상 1천3백㎞에서 8백㎞로 낮춰 효율을 높이고 국산 CCD카메라와 태양 감지기 등을 장착케 된다.
우리별 2호가 궤도를 선회하면서 위성체를 안정시키고 송수신 안테나와 카메라 등을 지표면으로 향하도록 유지시키는 것이 이 연구원이 맡은 자세제어이다.
민 연구원은 위성이 수집한 각종 정보를 디지틀화해 지상국으로 송신하는 한편 위성상태를 말로 알려주고 지상국에서 쏘아 올린 메시지를 저장했다가 방송을 내보내는 송신부를 맡고 있다.
87년 과학기술대를 전기전자과와 물리학과에 각각 입학한 이·민 연구원은 90년 가을 나란히 조기 졸업하면서 곧바로 한국과학기술원의 연구원으로 위성제작팀에 합류했다.
특히 민 연구원은 경기과학고도 2년만에 조기 졸업하고 과기대에 진학한 연구팀의 최연소 일원이다.
둘은 과기원에 들어가자 마자 그해 9월 인공위성분야의 유일한 대학원과정이 개설된 영국 서리대(Univ of Surrey)에 유학,우주에 끔을 키웠다.
이 연구원은 당시 현지 기술결함을 지적해 가며 거꾸로 기술을 가르쳐 주기도 하면서 석사 과정을 수석으로 마쳤다.
지난해 8월 함께 과기원으로 돌아온 이들은 복귀한 날부터 우리별 2호 제작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상오 9시부터 하오 5시까지가 공식 일과 였으나 저녁식사가 끝나면 연구실로 되돌아오는 일이 이어졌다. 기숙사에서 마주보는 방을 쓰는 이들은 열띤 토론으로 밤을 새우곤 했다. 둘은 가족도 닮은 꼴이다. 이 연구원의 형은 미 시카고대 물리학 박사과정생이고 민 연구원의 형도 과기원 물리학 연구원으로 둘다 형제중 동생들이다.
이들은 우리별 2호 제작이 끝나면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1년후면 20대 박사가 되지만 1호 발사후 날아드는 여학생들의 격려편지를 읽을 때면 한층 신명이 오르는 「소년」들이다.
보름후면 엑스포전시장에 남게될 실험모델을 완성하고 곧바로 실제 위성제작에 들어가게 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도 많다.
장비의 국산화가 제대로 안돼있어 3년전 영국에서 수입한 지상국 시설이 고장나도 고치기가 힘들고 위성과의 교신장비가 충분하지 않아 오히려 일본인들의 우리별 1호 교신량이 더많은 것 등이 무엇보다 안타깝다고 했다.
『우리별 2호를 띄우는 그날이 우리에게는 진짜 새해의 시작』이라는 이 젊은이들의 새해 선물을 기대해 보자.<대전=하종오기자>대전=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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