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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연 분리… 연방 74년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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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연 분리… 연방 74년 종지부

입력
199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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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경제 취약… 「느슨한 연합」될듯체코슬로바키아연방이 내년 1일부터 체크와 슬로바키아 두나라로 갈라선다. 사회주의라는 이념의 틀에 의해 결속됐던 체코연방이 공산당 정권 붕괴이후 3년만인 이날 74년간의 연방역사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체크와 슬로바키아의 분리는 역사적으로 필연적 결과이다.

1차대전후인 1918년 강대국들의 인위적 세력구도 재편에 따라 연방으로 결합했지만 민족과 언어·문화 등이 상이해 엄청난 민족갈등을 겪어왔다. 체크계 주민들은 독일·오스트리아와 지리 문화 혈연적으로 가깝고 슬로바키아는 비잔틴의 동방교회 문화에 뿌리를 두고 헝가리·우크라이나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더욱이 48년 소련주도의 동구 공산권에 편입된 이후 두민족간의 정치·경제적 불균형은 양측간 감정의 골을 한층 심화시켰다. 전체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체크계가 사회제반분야에서 주도권을 장악해오자 상대적인 열세에 놓인 슬로바키아의 불만은 가중돼왔다. 68년 슬로바키아 출신인 두브체크 서기장 통치당시 「프라하의 봄」이 발생했고 89년 「벨벳혁명」이라는 민주화시위가 슬로바키아에서 촉발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시장경제로의 급격한 사회변동은 낙후지역인 슬로바키아에 보다 많은 희생을 초래함으로써 슬로바키아의 분리 움직임을 가속시키는 촉매역할을 했다. 때문에 지난 6월 총선을 통해 슬로바키아의 분리독립을 주장했던 슬로바키아 민주운동(HZDS)의 승리는 결국 「벨벳이혼」이라는 체코연방의 해체로 연결된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독립을 쟁취한 슬로바키아가 홀로서기에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우선 경제적 취약성이 선결과제이다. 군수산업 등 중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슬로바키아는 산업의 민주화 전환에 실패,체크의 4배에 달하는 12% 수준의 실업과 에너지 해외의존 등 허약한 경제구조를 안고 있다. 당장 연간 10억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 보조금이 끊기면 재정자립도 낙관할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슬로바키아는 당분간 체크와 화폐동맹을 통한 느슨한 연합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으며 완전한 독립을 차지하기 위해선 그만한 독립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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