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대등 주쟁점/이미 원칙 합의돼 “낙관적”「핵공포로부터의 해방」이 실현될 수 있을까.
미국과 러시아의 외무장관들이 28일에 이어 29일 제네바에서 회동,제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의 막바지 조율에 들어감으로써 이 핵명제가 재삼 부각되고 있다. 이번 회담이 결실을 거둘 경우,핵감축의 구체적 일정이 확보되며 세계는 「핵공포 해방」을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회담은 지난 6월17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간에 합의된 『2천년대초까지 미소 양국이 보유한 장거리 전략 핵탄두의 30% 수준인 3천∼3천5백개로 감축한다』는 대원칙을 구체화하는 실무접촉이다. 따라서 내년초 열릴 미소 정상회담은 외무회담의 핵감축 합의안에 사인만 하면 된다.
현재 쟁점사항은 ▲미사일 발사대 존속여부 ▲다탄두 SS19 미사일 폐기문제 ▲B1 폭격기 문제 등이다. 양국은 이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핵감축의 원칙이 정상간에 합의된 상태이므로 전망은 낙관적이다.
미사일 발사대 문제는 전략 핵감축 합의에 따라 러시아의 SS18 미사일 폐기후 미사일 발사대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 러시아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전략핵이 아닌 이동식 SS25 미사일에 전용해 쓰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발사대의 존속은 잠재적인 핵위협을 의미하고 특히 러시아 강경파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전략핵무기용으로 둔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미국은 폐기를 완강히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현재 1백70기인 6탄두 SS19 미사일 가운데 얼마만큼을 다탄두 미사일로 전환하느냐도 쟁점중 하나. 미국은 한때 전량해체를 요구했으나 최근 실무협상에서 다소 융통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회담에서 발사대 문제와 연관시킬 가능성이 있다.
발사대,SS19 미사일이 러시아측 소관사항이라면 B1 폭격기문제는 미국측 소관사항. 미국은 전략핵을 운반하는 B52 폭격기가 퇴역하고 대신 등장한 B1 폭격기가 협상대상이 아니므로 핵탑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강력한 반대입장이다. 이 현안은 발사대 등의 타협내용과 연관이 있긴 하지만 『B1 폭격기에는 전략 핵무기를 탑재하지 못한다』는 러시아측 입장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이들 쟁점이 난제임에는 분명하나 로렌스 이글버거 미 국무장관이나 안드레이 코지레프 러시아 외무장관 모두 타결을 낙관하고 있다. 이글버거는 『성공가능성은 50대 50를 넘는다』고 장담할 정도다. 러시아도 START 협상 사상 처음으로 국방장관인 파벨 그라초프를 파견,회담 성사에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미소간 핵무기협상은 SALTⅠSALTⅡSTARTⅠSTARTⅡ로 이어져왔다. SALT는 ABM(탄도 요격미사일) 등을 다룬 것으로 핵감축 시도로서 큰 의미가 있지만 본질적인 핵감축 논의는 START라 할 수 있다. START는 미국의 제창으로 82년 6월부터 시작돼 인류를 전멸시킬 전략 핵무기감축을 다루기 시작했다. 미소는 명분에는 적극적이면서도 구체적 사항에서는 자국이익에 집착,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중 고르바초프가 등장,신사고정책을 펼침에 따라 협상이 급진전됐고 STARTⅠ이 지난해 7월 타결됐다. 당시 주역인 부시와 고르바초프는 양국의 전략 핵무기 2만4천여기를 7년간 30% 정도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고르비 실각후 옐친과 부시는 92년 1월 정상회담에서 「2003년까지 전략핵을 미국 3천5백기,소련 3천기로 낮춘다』는 획기적 STARTⅡ 안을 마련했다. 그리고 그 마무리작업이 이번 제네바 외무회담과 내년초의 미소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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