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노력/“정부에 손벌리는 풍토 없애야”/구멍가게식 경영도 큰 문제/재무관리 등 곳곳에 허점/정보력 강화 내실 다질때중소기업의 도산이 잇따르고 있는데 대해 정부를 탓하는 목소리가 높긴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 처럼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 각종 제도적 지원장치를 갖추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금융지원·조세감면 혜택·기술지도 등 모든 산업지원 시책에서 중소기업은 우선적인 지원대상이 되고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소기업 고유업종이라 해서 사업영역까지 보호해 주고 있다.
최근 부도 등 경영어려움에 처한 일부 중소기업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계기로 「무슨 일이 있어도 중소기업의 도산은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다시 일고 있는데 대해 구로공단에 입주해 있는 한 중소기업인은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위해선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마땅히 쓰러져야 할 중소기업을 비싼돈 들여 목숨만 연장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정부의 지원효과가 분산되는 바람에 정작 지원이 절실한 중소기업이 경영난에 봉착하는 엉둥한 역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또 다른 중소기업인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얼마든지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며 중소기업들이 마땅히 해야 할 일도 하지않고 정부에 손을 벌리는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정리해보면 정부가 아무리 많은 돈을 풀고 지원제도를 갖추더라도 개별 중소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동기나 의욕,이에 필요한 여건들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인 스스로 최선의 자구노력을 다 할때 정부의 지원효과도 그 만큼 커질 것은 당연하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이 지경이 된데에는 중소기업인 스스로의 잘못은 없는가. 중소기업의 실태를 살펴보면 중소기업들이 현재와 같은 어려움에 처한 것은 스스로 자초한 면이 적지 않다.
사장돈과 회사돈이 구분되지 않는 구멍가게 식의 재무관리,혈연위주의 족벌경영 풍토,인재를 활용할 줄 모르는 독불장군식 경영방식,경험과 직관에만 의존하고 각종 정보수집과 분석을 뒤전으로 미루는 정보문맹,남들이 해외에 나간다 하니까 멋도 모르고 따라나갔다가 실패를 자초하는 등 5년후 10년후를 내다보지 못하는 하루살이 경영 등 중소기업의 취약점을 들추려면 한이 없다.
아무리 작은 중소기업이라 해도 각 부문이 하나의 목적아래 빈틈없이 일사불란하게 통합되어 있지 못하면 현재의 경쟁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 기껏 신제품을 개발해도 개발시기가 한발이라도 늦거나 판매망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헛수고가 되고 만다. 당장 사업전망이 있다고 2∼3년후의 시장동향을 예측하지 못한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간 망하기 십상이다. 현재 아무리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더라도 기술개발이 뒤따르지 않으면 언제 후발기업에 추월 당할지 모른다. 월급 몇푼을 아끼려다 수백억원의 가치가 있는 직원을 잃기도 한다.
중소기업인 스스로 자신과 회사내에 내재해 있는 이같은 부정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정부가 아무리 좋은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펴더라도 실효를 거둘수가 없다.<방민준기자>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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